‘민선4기 임기1년 평가가 중요한 이유’
‘민선4기 임기1년 평가가 중요한 이유’
  • 남해안신문
  • 승인 2007.07.02 22: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난중일기] 이상훈 <논설위원, 여수YMCA사무총장>
작년 7월1일 출범한 민선4기 지자체가 꼭 임기1년을 맞았다. 제도 시행 10년을 넘기며 초창기의 혼란이나 설익은 시행착오의 되풀이는 이제 그만 하고, 풀뿌리민주주의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려갔으면 하는 민초들의 기대를 안은 채 시작한 민선4기였다. 뿐만 아니라 세계화시대와 동전의 양면을 이루는 지방화시대에, 그 지역의 시장군수가 누구냐, 시군의원들은 어떻게 구성되어있느냐에 따라 지역의 경쟁력과 장기적인 비전이 좌우되는 시대이니 그 기대는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이런 기대에 지난 1년간 여수시장과 시의회는 과연 얼마나 부응해왔는가 되돌아봐진다. 선거가 끝난 후 고질병처럼 대두되던 선거법 위반시비와 법정다툼은 여전히 되풀이되었고, 개발이냐 보전이냐를 두고 정책은 곳곳에서 마찰음이 일었다. 일부 시의원들의 행태를 두고 자질시비도 도마에 올랐고, 사실이든 아니든 이런저런 흉흉한 소문이 나도는 것도 3기 이전의 구태 그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지난 3기까지와 비교하면 지역전체를 파란으로 몰고 갈 정도의 대형사고(?)는 일어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것이 지난 3기까지의 학습효과 덕분인지, 세계박람회 실사 덕분인지, 아니면 1년 밖에 되지 않아 아직 안심하고 속단하기는 이른 것인지 모를 일이지만 어쩌면 그 세 가지 다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여수시장은 취임하자마자 지난4월 치른 BIE실사에 몰두하였고 그로 인해 어지간한 시정공백은 양해를 받았다. 오히려 공무원들을 휴일까지 반납하고 실사준비에 대비토록 진두지휘한 역량에 칭찬을 받았다. 시정이 박람회에 몰입되다보니 시의회도 딱히 이렇다 할 쟁점을 찾지 못하고 구경만 해야 할 처지였다. 이러한 상황은 올11월말 박람회 유치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계속될 것 같다.

그러나 겉으로는 사정이 이렇다하더라도 내면을 들여다보면 딱히 그렇지만도 않다. 우선 대대적인 공무원조직개편과 그에 따른 공무원 인사가 있었고, 이순신 광장조성사업 등 시장의 핵심공약사업들이 주민들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전임 시장 때 시작되었지만 결정은 현 시장이 해야 할 시티파크 골프장 허가문제도 시민단체들과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세계박람회 유치라는 큰 물결이 흘렀고, 그 밑으로는 시의 장래를 좌우할만한 여러 가지 물살이 요동쳤던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여수시장은 민선4기 2차년도 시정운영방향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역시 세계박람회 유치를 핵심으로 놓고, 지중해형 해양관광레저도시건설, 시민감동시정 전개, SOC등 투자유치여건 조성을 통한 부강도시 건설 등 화려한 문구들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2차년도의 성공을 위해서 시장이 먼저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지난 1년간에 대한 철저하고 객관적인 평가과정이다. 잘한 일도 있겠지만 잘 안된 점, 부족했던 점, 되풀이해서는 안 될 점들이 있을진대 이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나 평가를 통해 그 원인을 파악하고 대안을 세워야한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는 것처럼 지난1년의 문제를 덮어둔 채 나머지 임기3년을 아무리 애를 써도 자꾸 어긋나게 되기 때문이다.

여수시민이라면 누구나 느끼고 있을 터지만 목하 여수는 자화자찬의 성찬 속에 안주해있을 만큼 한가로운 처지가 아니다. 10년 넘게 목을 매온 박람회가 올 11월말 유치되면 된 대로, 안되면 안 된 대로 여수는 명운의 갈림길에 서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민선4기 임기 3년은 그 갈림길을 정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그 중요한 3년을 시작하면서 지난 1년 동안 꿴 단추를 다시 살펴서 잘못 꿰어진 단추는 빨리 다시 꿰어야한다. 임기1년 평가가 중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