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항쟁의 정신은 새로운 꿈을 향한 진행형이어야 한다
6월 항쟁의 정신은 새로운 꿈을 향한 진행형이어야 한다
  • 남해안신문
  • 승인 2007.06.1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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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신병은 <시인, 논설위원>
해마다 6월이면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화를 열망했던 그 뜨거운 함성과 감동이 밀물져온다. 20년이 지난 오늘,

진정한 국민의 힘을 보여주었던 6월의 정신의 계승과 단절에 대해,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룬 것과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한다.

며칠 전 어느 TV 포럼에 나온 이한열열사의 어머니는 20년이 지난 오늘 이 시점에서의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오늘 따라 한열이가 너무 보고 싶다. 한열이의 목소리를 듣고 싶고 모습을 보고 싶다’

다른 할 말이 오죽이나 많았을까마는 이 간략한 한마디로 우리의 현실을 진단했다.

물론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인간적인 모습이 즈며있는 한마디였지만, 받아들이기에 따라 요즘의 현실에 대해 그렇게 후한 평가를 하고 싶지 않다는 냉소적 의미도 담겨 있다고 본다.

6월 정신을 어떻게 계승. 발전시켜 갈 것인가에 대한 관심과 노력보다는, 당시 희생자의 아픔과 한을 역사의 뒤편으로 던져둔 채 살아남은 사람의 ‘축제화’만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배어있었다. 희생자의 가족이 함께하면서 보다 성숙한 인권사회로 가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짙게 배어났다.

6월 항쟁 이후, 우리 사회는 네 번의 정권교체,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정치사회는 나름대로 부분적 성과를 이루었다. 하지만 실실적으로는 답습과 회귀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역주의와 패권주의로 회귀하려는 경향을 보이는가 하면, 겉으로는 중도정치를 표방하면서도 자신의 이권만을 추구하는 속만 보이고 있다.

또 정치권력이 밀려난 자리에 시장의 권리가 자리하여 서민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세계화, 정보화의 흐름 속에서 팽배해진 양극화 현상은 분배개선이라는 큰 현실적 과제를 안고 있으며, 거품만 크게 일어난 경제는 국민들에게 훨씬 더 고통만 안겨주고 있다. 중산층이 사라지고 절대빈곤자가 늘고 비정규직 문제는 아직 해결의 실마디를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부패지수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문제제기만 도처에 혼재하고 실질적인 해결의 대안은 마련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행복한 민주주의로 갈 수 있을까에 대해서, 성장과 복지가 상생의 길을 갈 수 있을지에 대한 진정한 고민이 없다. 이 점에서 보면 실질적인 민주주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

20년이 지난 오늘, 이제는 국민들의 기대가 무엇인가에 대해, 무엇에 목말라 있는가에 대해 냉철히 헤아리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둠이 깊으면 새벽이 가깝다고 했다.

루카치는 아무리 세상이 어둡고 험할지라도 길을 안내하는 별빛 하나만 있다면 행복하다고 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둠이 깊은 것도 아니고 루카치의 그 별빛마저 보이질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어디를 향해 갈 것인가’이다.

새로운 21세기의 도전이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를 고민해야한다. 삶의 미래가 보이는 성숙한 모습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역사는 반복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어야 한다.

6월의 위대한 정신이 이제는 새로운 꿈을 향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꿈의 성취는 꿈꾸는 자의 몫이다.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런 꿈을 향해 서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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