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홍보대사
명예홍보대사
  • 남해안신문
  • 승인 2007.03.3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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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고한석 <논설위원>

대사(大使)라 함은 자기나라를 대표해서 다른 나라에 파견되어 외교를 맡아보는 최고 직급 또는 그런 사람을 지칭한다. 주재국(駐在國)에 대하여 국가의 의사를 전달하는 임무를 가질 뿐만 아니라 자국의 원수와 그 권위를 대표하는 막강한 힘과 영향력을 갖는다.

우리나라 외교통상부도 외교통상 및 재외국민보호업무 등을 위해 대사관, 대표부, 총 영사관, 분관, 사무소, 출장소 등을 아시아 태평양 아메리카 유럽 중동 아프리카 대륙에다 줄잡아 300곳을 육박하는 지역에 파견하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명예 홍보 대사 (an honorary publicity ambassador) 라는 좀 생소한 이름이 등장했다. 앞서 말한 국가차원의 대사가 갖는 지위는 물론 아니다. 하지만 특정한 광역·지방 도시는 물론 기관·단체 심지어는 유명브랜드회사까지 포함하여 해당 지역과 기관 단체를 대표하는 상징으로서 활동하며 대우를 받는 사람을 말한다.

국제적·사회적인 네임 밸류가 높고 대중적인 인기가 많은 사람들이 이 명예 홍보 대사에 주로 위촉되는 것은 그들 유명세에 편승해서 글자 그대로 효과적인 ‘홍보’를 하기 위함이다. ‘명예’(名譽)란 세상에서 인정받는 좋은 이름이나 자랑거리 아닌가.

그러다보니 너도나도 폭발적으로 이를 활용해서 수많은 명예홍보대사들이 양산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여수시도 2012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출향인사 중 여수를 적극 홍보할 명예홍보대사 10여명을 최근 위촉했다.

여수시에 따르면 시는 지역출신 국내 유명인사 및 연예인들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애향심을 고취하고 박람회 유치 홍보활동에 한층 탄력을 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위촉대상자로 김형선 전 대법관, 강영기 전 광주시장, 김종빈 전 검찰총장 등과 함께 탤런트 백일섭씨와 만화가 허영만 화백, 서울예술대 교수인 사진작가 배병우씨, 건축가 안용식씨 등 유명 인사들이 위촉됐다. 이들은 앞으로 국내외 관련행사에 참여해 홍보 및 유치활동을 벌여 전 국민적인 유치 붐 조성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한다.

뒤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해 마땅할 일이다. 위촉을 받은 분들의 유명세에 힘입어 ‘여수’를 내외에 알리는데 보다 효과적인 활동이 펼쳐지도록 큰 기대를 걸어본다.

하지만 예컨대 25일 오후 일요일 눈부신 봄볕이 따사로운 돌산 작금 항 포구에서 외래낚시 객들에게 길 안내를 해주던 이 마을 중학생의 친절함이랄지, 누가 시키지도 않고 눈여겨보지도 않는데 수시로 BIE 실사단이 지나갈 미평동 도로변을 청소하는 한 중년 아저씨의 손길, 그리고 틈만 나면 아니 일부러 시간을 내어 외지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여수엑스포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한 열혈시민이야말로 참으로 훌륭한 ‘홍보대사’가 아닐 수 없다.

바꿔 말해 30만 전시민이 ‘홍보대사’라는 자각이 넘쳐날 때 그리고 그 힘이 분산되지 않고 하나로 뭉쳐질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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