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와 파킨스의 법칙
지역축제와 파킨스의 법칙
  • 이무성
  • 승인 2007.02.0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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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성의 거꾸로 보는 열린경제 -9-

사람들의 관심사는 경제생활에 필요한 물질력의 확보로서 이를 구매하기 위한 화폐소득의 보장으로서 일자리를 갖는 것이다. 즉 고용의 보장이다. 각 국가들이 경제성장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것도 경제의 외형의 확대에 따른 일자리 창출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명분하에 불필요한 인력들을 공공성이 강한 정부내의 공무원이나 준공무원들의 인력을 마냥 늘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인력의 증원이 너무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일반적으로 공무원 수는 그 업무에 상관없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증가한다.'고 재정학자들의 지적이다. 이는 영국의 경영학자인 파킨슨이 영국의 1914년부터 18년까지의 행정기구를 분석하여 최초로 통계적으로 얻어 낸 결과이다.

이를 일명 파킨스의 법칙이라고 지칭한다. 파킨스는 영국의 해군의 조직을 15년의 자료를 통해 세밀히 조사하면서 1차대전 종전이후 해군의 인원과 선박수는 대폭 감축되었지만 해군성에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종전 기구 축소에 비하여 1.8배 증가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증가할 이유 등이 분명히 존재치 않음에도 공무원 수의 대폭 증가에 대해 그 어떤 논리로서 설명이 불가능하였다. 그가 최종 내린 결론은 공무원은 당연히 수행해야 할 업무량에 상관없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하는 속성이 그 자체로 내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불필요한 일들을 일부러 만들어 자리보전에 우선 순위를 둔다는 것이다. 많은 부분에 동감을 한다. 

관료주의 그 자체는 일방적으로 매도만을 해서는 아니된다. 관료주의로서 업무처리의 공식성과 문서화 그리고 절차를 통한 예측 가능한 행정으로서의 장점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신분의 안정화에 따른 전체 국민들의 봉사자로서 그 본원적인 의미는 퇴색되었다. 직장으로서 안정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내부혁신을 통한 국가예산의 절감은 애초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치단체의 중앙정부와의 일정한 독립적인 관계로 인하여 차별화 될 수 없는 지역축제들이 지역의 소득을 창출하고 지역문화를 외부에 알린다는 명분하에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축제의 내용은 그 지역만의 고유한 속성을 내포하지 않고 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들은 축제에 따른 예산배분이나 집행에 대해 그 권한이 자신들에게 집중되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 내용에 대한 평가를 통해 축제의 질적인 개선은 철저히 외면을 하고 있다.

매년 여수에서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축제들이 정기적으로 개최되어 진다. 그러나 이 지역 축제 중 자신있게 추천할만한 행사는 거의 없는 상태이다. 몇 년씩 동일한 내용들이 전혀 년도만 바뀐채 재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감사원 등에서는 지역축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투입된 예산에 대한 성과물이 미흡한 경우엔 그 자체의 폐지나 규모의 축소를 적극 권유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 지역 공무원들도 자신의 권한 확대 관점으로서 일들을 만들어 내는 종전의 관행을 타파하여야 한다. 금년에 여수에서 진행된 축제는 그 본래의 의미를 회복토록 내용을 채워나가는 방향으로의 선회를 기대해 본다.

녹색대학교 교수(경영학 박사), 경제평론/소설가, 한국은행/IBM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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