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상과 산후조리의 필수 “미역”
생일상과 산후조리의 필수 “미역”
  • 남해안신문
  • 승인 2007.01.1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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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여호의 물고기세상]

▲ 여수지방해양수산청 수산관리과장
미역은 갈조류에 속하는 해조류로서 우리나라 모든 연안에서 살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즐겨먹고 있다. 미역은 중금속과 오염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점질성 다당류인 알긴산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인체의 골격과 치아를 형성하는데 필수적인 칼슘과 정신을 안정시키는 칼륨, 암 방생을 억제하는 셀레늄이 풍부해 건강에 매우 좋은 식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미역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삼국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구려 시대에는 ‘물’을 ‘매(買)’로 대응해 썼으며 모양새가 여뀌의 잎과 비슷하다 해 ‘매역(물여뀌) 으로 썼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것이 후에 미역으로 바뀌어 전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흔적은 미역의 제두도 방언이 ‘매역’인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와카메(和布), 중국에서는 하이차이(海菜)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아무리 미역국을 싫어라하는 사람이라도 나이만큼의 미역국은 먹기 마련인데 이는 생일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것이 미역국이기 때문이다.

또 아이를 낳은 산모에게 반드시 챙겨 먹이는 음식의 한 가지도 미역국이다. 이처럼 산모에게 미역을 먹이는 풍습은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온 것임을 고문헌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초학기’라는 문헌에 보면 “고래가 새끼를 낳고 입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하여 미역을 뜯어먹고 산후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을 보고 고려 사람들이 산모에게 미역을 먹인다”고 적혀있다.

또 조선시대 여성들의 풍습을 기록한 ‘조선여속고(朝鮮女俗考)’에는 “산모가 첫국밥을 먹기 전에 산모 방의 남서쪽을 깨끗이 치운 뒤 쌀밥과 미역국을 세 그릇씩 장만해 삼신(三神)상을 차려 바쳤는데 여기에 놓았던 밥과 국을 반드시 산모가 먹었다”고 기록했다.

지금도 산모들은 삼칠일(21일)동안 미역국을 먹는데 미역이 산후에 늘어난 자궁의 수축과 지혈은 물론이고 조혈제로서의 역할에다 산후에 오기 쉬운 변비와 비만을 예방, 출혈로 인한 철분과 임신 중 아기에 게 빼앗긴 칼슘을 보충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식품임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산모에게 먹일 미역은 값을 깍지 않으며 상인이 산모용 미역을 싸 줄때 꺾지 않고 새끼줄로 묶어주는 풍습이 지금도 전해지고 있는데, 이는 미역의 값을 깎으면 태어나는 아기의 수명이 줄고 꺾어서 주면 산모가 난산을 한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말에 ‘미역국 먹다’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원래 미역이 미끌미끌하고, 국을 끓여도 미끈거리니까, 시험에 미끄러지는(떨어지는)것과 연관하여 이 말이 사용되었다고도 볼 수 있고, 북한에서도 이 말이 ‘락제국 먹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또 다른 하나의 설은 1907년 조선 군대가 일본에 의해 강제 해산 당했을 때, 해산(解散)과 소리가 같아 해산(海産)때 미역국을 먹는 풍속과 연관 지어서 이 말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미역국 먹다’ 의 본래 뜻은 ‘일자리를 잃는다’는 뜻이다. 겨울에 채취한 것이 맛이 가장 좋다. 여수지방해양수청 수산관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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