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溫故知新)
온고지신(溫故知新)
  • 이상율
  • 승인 2007.01.0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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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의 세상보기]

새해를 맞으면서 사람들은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알게 된다는 온고지신을 실천하는 셈이다. 각 기관과 단체도 미래가 담보되는 신선한 계획을 꼼꼼하게 세우기 위해 지난날을 뒤돌아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지난 한해 여수 지역사회의 관심사는 무엇이었을까. 여수시민협이 선정한 여수 10대 사건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으뜸은 시티파크 건설 반대운동이었다. 시티파크 골프장 건설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엑스포 유치 기반 시설 확충이라는 명제와 도심 속의 유일한 자연환경인 수문 산을 지키려는 시민단체와의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문제로 반대운동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는 여수 인구 30만 붕괴,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점검 국무회의 여수개최와 ’GS칼텍스 재단 우선사업 대상 확정을 비롯하여 과거사위 여순사건 본격조사 착수, 종화동 해양공원 시민휴식 공간 탈바꿈, 등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가 버금갈 정도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여수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읽을 수 있는 여수시민 1,2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시민자치의식 실태 조사가 아닌가 싶다.

이 조사에서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엔 시민들의 긍정적 의견이 49.2%였다. 반면 도심 골프장 시티파크 건설은 반대의견이 67.9%로 나타나 매우 대조적이다. 시티파크 골프장 건설문제는 업자와 시민단체 간의 지루한 논쟁으로 내버려 둘 것이 아니다. 모양새 갖추기 위한 공청회 등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정책의 기본 틀을 친환경에 둘 것인가. 아닌가 하는 선택으로 허가 청인 시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결단을 해야 할 때다.

세계박람회 개최를 위해 여수시가 추진해야 할 과제는 도로교통 체증 해소(35.2%)와 시민 질서의식 함양(33.5%), 문화예술 활동 활성화(21.6%) 순이었다. SOC 확충과 더불어 개최지 시민들의 의식개혁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여수 시정이 보완해야 할 우선적인 분야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가 45.7%로 가장 높고, 다음이 지역주민 복지확대 18.0%다. 이는 사회양극화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역주민들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지역경제 활성화가 시정의 중심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정서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인구30만 명 붕괴, 원 도심 침체 및 지역 전반에 걸친 심각한 불경기를 반영하고 있다. 투자 유치를 앉아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적극적인 자세는 물론 시와 의회가 인센티브 개발을 가시화시켜야 할 것이다.

광역구역도시 통합에 대해서는 주민투표로 통합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 42.5%로 가장 높았고 여수 시청의 통합 청사 문제에 대해서는 광양만 권 통합 상황을 고려하여 검토한다는 것이 40.8%였다. 주민발의에 의한 삼려통합을 이룬 시민답다. 청사 신축은 신중해야 할 것이다.

시의회의 의정활동 변화에 대해서는 그저 그렇다가 68.4%로 가장 높고, 의회에서 힘써야 할 부분은 주민의 의견수렴 반영(52.7%), 지역구 현안과제 해결(22.4%) 순이었다. 의원들은 생산적인 정치를 위해 변해야 하고 민생문제에 더욱 관심을 둬야 할 것 같다.

여수 국가 산단 기업체들의 봉사단 활동과 공익재단 설립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38.8%를 차지했다. 산단의 지역협력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이 증가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선했다. GS칼텍스 공익재단 설립, 각 공장들의 봉사활동이 활발해진 것만은 사실이지만 이나마 아직도 외면하고 있는 기업이 많은 현실을 간과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기업 사랑운동을 계기로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의식개혁이 더욱 절실하다. 시와 시의회 국가 산단 등 지역사회 발전에 많은 영향력을 주는 곳일수록 온고지신의 뜻을 새겨 시민의 정서를 더욱 소중하게 갈무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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