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이젠 관심을 갖자
예산, 이젠 관심을 갖자
  • 이무성 전문기자
  • 승인 2006.12.3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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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성의 거꾸로 보는 열린경제-4

내년에 집행될 여수시 예산안이 7808억 원으로 시의회에서 지난 18일 최종 의결됐다.

예산안은 행정부처로서 여수시의 예산안 편성, 시의회 심의와 의결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되고 집행만 남은 상태이다. 확정된 예산에 대해 집행년도인 차년도에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조정과정을 거친다. 보통 추가경정은 전년도 확정된 예산항목이나 금액 중에서 누락된 부분을 증액하는 것으로 관례화됐다.

일반적으로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심의, 결정하는 정부예산과 마찬가지로 통상 3회로 나뉘어 대폭 증액을 한다. 추가경정예산들은 행정부처의 예산편성과정이나 시의회의 의결과정에 예측하지 못하는 사항에 대하여 이를 반영하는 것이 그 본래의 취지였으나 오히려 예산을 증액하는 방편으로 악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수시도 이제는 이전의 관례에 따라 예산을 증액하기 위한 나쁜 관례를 벗어나 시의회에서 확정된 예산에 맞추어 내년도인 2007년도 살림살이를 꾸려갔으면 한다. 지금까지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시도하지 못하였던 추가경정예산을 배제함으로써 선진 행정의 좋은 사례를 여수에서 행함으로써 지방자치의 책임있는 모습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예산은 행정을 집행하는 단위로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살림살이를 수치화 한 자료이다. 따라서 예산에 대한 관심은 국민 또는 지역민으로서는 당연 필요하다. 그러나 예산에 대해서는 특정 전문가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접촉자체를 기피하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예산감시운동은 거의 실종된 상태이다.

국회에서 의결되어 중앙정부에 의해 집행되고 있는 국가예산은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특정분야를 전문화 한 시민단체에서 적극적으로 감시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년 예산낭비사례를 분석하여 가장 예산 낭비가 심한 정부기관에 '밑빠진 독'을 수여하는 예산낭비의 불명예로서 시상을 상징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기초로서 시, 군, 구나 광역으로서 시, 도 등에 대한 심도있는 예산낭비를 막기위한 접근이 행해지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도입에 따라 초기엔 YMCA 등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단체에서 예산감시운동으로서 의정감시단 등을 조직화하여 예산을 심의, 결정하는 의원들에 대한 감시활동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참여인원의 연계 단절로 인하여 전문성이 축적되어 단계별로 확대, 승화되는 순기능이 상실됐다. 따라서 지역예산은 일반 시도민의 관심권에서 벗어난 상태이다.

자치단체의 대표적인 폐해로서 편파적 인사, 무분별한 파 헤치기식  건설행정 그리고 예산의 오, 남용을 들 수 있다. 이는 도덕적인 해이로 바로 연결된다. 시, 도민에 의해 선출된 자치단체장이나 의원들이 개인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자신을 뽑아 준 유권자의 공공의 이익에 배치되는 행위로서 도덕적인 해이에 대한 피해는 주민들이 떠 맡게 된다.

특히 재선을 겨냥한 단체장이나 의원들의 경우는 더 심각한 실정이다. 우선 이전 선거에 투입되었던 선거비용의 회수에 이들은 모든 관심과 정치적인 행보를 거듭한다. 동시에 다음 선거에 필요한 자금확보를 위해 지역의 토호인 건설업체와의 결탁은 일상적인 행태로서 아주 심각한 상태이다. 

예산은 국민 또는 주민들의 세금으로서 충당된다. 이는 당연히 주인으로서 주민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수치로서 예산이 갖는 특수성과 그 편성이나 의결 그리고 집행과정의 복잡성 등으로 인하여 주인인 주민들은 관심을 갖기 힘든다. 

이미 광역단위에서 광주광역시와 울산 그리고 기초단체로서 광주 북구청에서는 예산의 편성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여 주민들이 자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예산편성의 우선순위를 확보토록 제도의 정착을 마련 해 가고 있다. 브라질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여수에서도 쉽게 적용이 가능하다.

예산 특히 지역예산에 대해서는 벤치마킹할 수 있는 좋은 사례들이 국내에도 많이 소개되어 단체장인 여수시장의 의지만으로도 당장 실천할 수 있다. 올해에 확정된 7807억 원의 여수시 예산에 대하여 그 집행과정의 적정성에 대한 주민들은 자신의 문제로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행정사무감사를 통한 시의회차원에서 의원들의 감사와 집행한 내부통제로서 여수시 감사, 전라남도 감사, 행정자치부 감사 그리고 감사원 감사들이 일정부분 예산의 적절한 집행을 견인하는 역할을 부분적으로는 수행한다.

특히 서울특별시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하여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성과예산의 여수시 예산집행에서의 적용과 장, 관, 항, 목 등 단식부기 형태에서 기업회계에서 적용하고 있는 복식부기로의 병행 등은 예산의 효용성을 당장에 높일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 

보다 효과적인 감사기능으로서 주민들의 예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상시적이면서 조직적인 주민감사단을 구성하여 자치단체의 장이나 의원들의 주인인 주민을 무시한 예산집행에 대하여 주민소환이나 차기 선거에 영향을 주는 정치적인 책임을 지게 하는 제도의 관행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다. 예산, 이제 주인인 주민이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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