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지역 동굴탐험 - 동굴과 땅이름 1
섬 지역 동굴탐험 - 동굴과 땅이름 1
  • 남해안신문
  • 승인 2006.08.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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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길의 두번째 이야기]
어린 시절 동화의 한 페이지에 빠지지 않았던 보물섬이 있는 작은 무인도와 해적선장의 동굴 탐험, 캄캄하고 깊은 동굴 속 어딘가에 있을 보물 상자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생각만 해도 짜릿한 흥분을 자아내게 된다.

이런 흥미로운 동굴은 여수의 곳곳에 재미있는 이름과 함께 전해지는데 어떤 동굴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삼산면의 광도에는 <큰 굴>이라고 하는 동굴이 <드런진 산>에 있다. 산의 형태가 들어 얹혀있는 모양이어서 드런진산 이라고 하는데 이 산의 동굴은 그 깊이가 깊어 예로부터 난리를 피해 숨은 곳으로 전해오고 있다.

1970년대에 남해안 일대에 간첩선과 간첩이 자주 출몰하자 해안에 간첩들이 은신할 만한 동굴은 모두 메워버리라는 지침이 내려와 지금은 입구를 막아버렸다 한다.

화양면의 소장리 굴구지 마을 망끝에도 <용굴>이라고 부르는 긴 굴이 있다. 조선시대 왜적의 동태를 살피던 요망소가 있어서 망끝이라고 하던 곳으로 이 곳 용굴은 깊고 어두운 동굴이 바다 속으로 이어져 장재도라는 섬으로 연결되어 있다.

동굴에서 불을 피우면 장재도 섬에서 연기가 올랐다고도 전해오며 하늘로 승천하던 용이 지나간 자국이라 용굴이라 한단다. 용굴은 삼일의 신덕해수욕장 부근과 거문도의 서도, 오동도에도 전해오는 이름이다.

오동도의 용굴에는 오백년 된 지네의 전설이 전해오는데, 옛날 해초를 따러왔던 여인이 용굴에 살던 지네를 보고 실신한 것을 마을의 남자들이 쫓아와 여인을 구하고 지네를 잡았다는 이야기다.

여수의 동굴 중에서 가장 흥미를 주는 곳은 단연 소리도의 <솔팽이>굴이다. 남면의 최남단에 있는 소리도에는 많은 해식 동굴이 있는데 솔팽이굴은 그 크기도 크고 깊은 동굴이다.

이 동굴이 유명해진 것은 이 지역을 지나다 난파한 네덜란드 상선원 후손이 남긴 지도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나서이다. 전문 장비가 없이는 접근을 불허하는 위험한 솔팽이굴 어디인가에 진짜 보물이 숨어있을지 기대가 된다.

제리도 해안에 있는 <각시굴>은 새색시의 신방처럼 장롱과 옷을 걸어둘 옷걸이 바위에 호롱불을 놓을 자리가 있어 <각시굴>이라 이름 지어졌다. 화정면 개도의 호녁개(호령)마을에 있는 호랑이가 살았다는 굴과 태평양 전쟁 시에 대포를 싸서 굴이 되었다는 <대포굴>이 있으며 낭도의 여산리에는 금을 캤다는 <금굴>도 전해온다.

삼산면 거문도의 <삼백량 굴>은 바다 속 동굴로 옛날 이곳에서 그물을 던져 삼백 량 어치의 많은 고기를 잡았다는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거문도와 손죽도 사이의 평도에는 큰 바람이 불면 배들이 피신하던 굴이 있다. 이러한 곳을 석이라고도 하는데 이 굴은 하늬바람을 피해준다 하여 <하느바람 석> 또는 <굴석>이라고 한다. 평도의 남쪽해안 큰 여 부근에도 입구는 좁지만 들어가면 100여 미터가 되는 긴 해저동굴이 있다. 작은 보트로도 탐험이 가능한 곳이다.

화정면 하화도와 사도 남쪽에 있는 부도는 큰 배도 들어 갈만한 동굴로 가마솥 아궁이 모양으로 보여서 부도(釜島)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삼백여개의 유무인도로 이루어진 여수의 해안가에는 이 밖에도 수많은 동굴이 전해온다. 올 여름이 다가기 전 모험심 많은 자녀와 함께하는 동굴 탐험계획은 어떠신가?

단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난 후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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