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꾸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꿈은 꾸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 임현철 시민기자
  • 승인 2006.06.05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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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이 정한 ‘꿈의 도시’ 브라질 꾸리지바 연수기를 마치며
흑백(黑白)에 의한 이분법적 논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삶의 다원성을 인정하며 인생의 맛을 느끼기 시작할 즈음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적어도 내게 이 해외연수는 그동안 복잡하게 얽혀온 삶의 휴식과 함께, 감히 말하건데 지역에 대한 사랑의 한 편린으로써 ‘어떤 모습으로 지역을 변화ㆍ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당면의 과제(?)를 안고 있었다.

나의 이러한 과제를 일순간에 ‘돈 받고 떠난 초호화 관광성 해외연수’로 자리매김(?)시킨 이들에 대해 개인적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삶에 있어 멍에로 되돌아 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우선 해외연수 후기를 ‘꿈의 도시 꾸리찌바 해외연수 연재를 마치며’란 제목으로 쓰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과 애잔한 연민을 느낀다. 앞으로 생산성 있는 일을 비생산적인 일로 바꾸는 일(?)이 없길 바라면서 ‘호화성 연수기사’에 대해 반론 형식의 글을 싣고자 한다.

꿈의 도시 꾸리찌바를 포함한 브라질 등 해외연수는 내게 새로움을 선사했다. “외국에 나가면 누구든 애국자가 된다”더니 국가와 지역을 다시 새기게 했다.

내가 찾은 남미는 선진국 대열에서 안정적인 삶을 누리다 많은 부채 속에 파산을 맞았고, 이로 인해 어려웠던 서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다. 이후 항공ㆍ철도ㆍ전력ㆍ전화ㆍ수도 등 국가 기간산업들이 하나하나 외국자본에 넘어가면서 공공요금은 서민들을 옭아매는 상황에 까지 우리네도 IMF를 겪으면서 국가 재건을 위해 금 덩어리를 모으는 와중에도 명예퇴직으로 인한 실직과 가족 와해 등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어려움을 겪은 남미와 우리네가 얻은 공통의 교훈 중 하나는 ‘국가정책과 지도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었을 것이다.

지역적으로도 ‘정책과 지도자의 중요성’은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이것은 ‘분열과 혼란’, 그리고 ‘상생과 화합’을 이끄는 바탕이기 때문이다.

꾸리찌바와 이과수, 우르밤바 등 우리가 찾은 각 도시들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자기 정체성을 확보하면서 펼쳐 보이려는 도시ㆍ관광 정책들이 ‘시민들의 삶을 어디로 이끌 것인가?’란 과제와 맞물려 도시비전으로 제시되고 있었다.

‘그래, 지도자는 이런 정책기조를 갖고 시민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어야 한다’는 작은 소득(?)을 얻고 꾸리찌바 등 해외연수를 마치고 고국에 돌아오니 지역 언론으로부터 문제제기가 있었다. 지역의 한 신문이 뽑은 제목은 “시민단체, 초호화 해외연수 ‘도마’”였고, 부제는 ‘나이아가라 폭보 보고, 쌈바 찍고, 사파리 관광까지’였다. 내가 실무자로 몸담고 있는 ‘여수경영인협회가 시민단체에 여행경비를 모아줬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좀 더 자세히 기사를 보면 ‘시민단체 관계자 6명은 지난 (2월)12일, 여수경영인협회 및 여수산단 입주업체 간부 6명, 여수시청 공무원 4명과 함께 캐나다, 브라질, 페루 3개국 여행을 14일간의 일정으로 떠났다’며 ‘비용과 일정’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이 기사로 보면 영락없이 시민단체가 대가성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처럼 비춰진다. 시민단체가 여수경영인협회와 여수산단 입주업체 간부를 꼬드겨 해외연수를 갔다왔다는 것을 폭로(?)하는 기사에 다름 아니다.

과거 같으면 입에 거품 물고 달려들어 싸웠을(?) 터인데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지만 시민 혈세인 시 예산 등으로 순서를 정해 수시로 외국에 다녀오는 그들에게 무슨 할 말이 있을까?

해외연수를 주도했던 김동채 여수경영인협회 부회장은 “개인 자격으로 그동안 따로국밥이었던 지역의 구성원인 각 영역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의사소통의 기회를 통해 긴밀한 유대관계를 갖고 하나로 뭉쳐 공론화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이끌려는 몸짓으로 계획되었다”고 밝혔다.

김동채 부회장은 과정에 대해 “지역발전을 위해 직접 보고 느껴 지역에 접목하라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민단체 관계자와 공무원이 추가되었다. 공무원은 될 수 있는 한 일선에서 일하는 젊은 공무원들이 합류하도록 제안하였고, 시가 이를 받아들여 공무원들의 비용은 여수시가 부담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외에는 자비를 원칙으로 하되 형편이 넉넉지 않은 사람들은 여수산단 등이 후원 없이 해외연수 뜻에 동의하는 지역 향토기업인이 십시일반 보태왔다. 심지어는 지역을 위해 꼭 가야한다는 향토기업인의 어거지(?)로 인해 합류한 이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해외연수에 대해 처음 보도를 한 모 지역신문은 해외연수 전후로 선거 입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홍보성 기사를 작성하여 대가성(?)으로 배포한 혐의(?)로 경찰서 조사를 받고 있었다고 전한다.

이 과정에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단체 관계자가 연수단 일원으로 참여한 것을 알고 해외연수 기사를 보복성(?) 기사로 이용했다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기사를 썼던 기자는 모 단체와 함께 일본에 다녀왔던 사실을 잊었을까?

또 이를 확대재생산 하는 데에는 음주 운전사고 등으로 인해 ‘지역에서 타지로 쫓겨(?)갔다 돌아와선 너네들 때문에 고생한 것을 벼르고(?) 있다’고 전해 들었던 모 중앙일간지 모 기자의 기사가 일조했다고 생각된다.

그들의 지적처럼 어찌됐건 시민단체 관계자가 자비가 아닌 지원금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은 일정부분 책임이 없지는 않다. 신중한 자세가 필요한 대목이다.

우리나라 14개 도시들도 꾸리찌바를 다녀왔다. 몇몇 광역도시들은 자체 예산으로 시민단체 관계자 해외연수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이를 통해 미래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네가 간과하고 있는 위민정책(爲民政策)의 현장을 둘러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재단의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나 전 청와대 인사수석을 했던 정찬용 씨는 “전국의 지자체들이 브라질 등 해외연수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예산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브라질 사람을 불러 전국 순회강연을 기획하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의 말처럼 우리는 원래 5월 중순 꾸리찌바 시장의 여수방문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지방선거로 인해 연기된 상태다. 어느 정도 일단락(?) 되었던 해외연수 논란에 대해 뒤늦게 개인적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이번 일을 타산지석 삼아 비생산적인 논란은 없었으면 싶어서다.

왜냐하면 이번 해외연수는 일회성에 그칠 성격의 연수가 아니다. 더 나아가 필요하다면 노동계까지 포함한 각 영역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상호 소통과정을 거쳐 하나로 화합하여 배워오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해외연수 글을 연재하면서 적잖은 격려와 시샘어린 눈초리를 받았다. 시샘의 눈초리에는 ‘너도 남미 갔다 왔냐?’는 질타도 있었고, ‘많이 배워왔군’ 하는 수긍도 있었다.

이제 연재를 마무리하니 홀가분하기도 하다. 하지만 홀가분하지 않다. 앞으로 지역을 위해 생산적인 일들을 어떻게 수행할지 고민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글의 연재를 허락해 준 남해안신문사에 감사함을 전한다.

임현철 여수경영인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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