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페스토 운동의 실종
매니페스토 운동의 실종
  • 남해안신문
  • 승인 2006.05.3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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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이상율<주필>
이번 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은 실종된 것인가.
지연, 혈연, 금권 구호성 공약만이 남발되는 선거를 배제하고 정책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는 매니페스토 운동은 후보자, 시민사회 단체, 언론의 역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부족해 결국 흉내만 내고 말았다.

매니페스토는 정당이나 정치가가 자신의 이념이나 비전을 담고, 그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 정책과 기본 정책을 달성할 수 있는 로드맵이다.

공약의 구체적인 목표, 실시기한, 이행방법, 재원조달방안, 공약간의 추진 우선순위를 명시하여 제시해야 한다. 이는 비교선택이 가능한 정치, 예측이 가능한 정치, 실현이 가능한 정치, 검증이 가능한 정치를 만들어 가는 것은 물론 유권자는 정치가나 정당의 정책을 비교하고 분석하여 자신의 가치관에 가장 적합한 정책과 이념을 선택하고 지지하게 되는 요체다.

지난 2일 여수 선관위는 지역신문이 동참한 가운데 시장 후보들의 매니페스토 협약식을 가졌다. 각 후보들이 공약추진 배경, 현행 및 문제점, 문제해결방안, 추진시기, 공약이행방법을 포괄적으로 기재한 5대 공약을? 제시하도록 하고 지역신문의 공평한 보도를 합의 했으나 이는 한낮 구두선에 그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이를 검증하기 위하여 지역신문이 추진하는 정책토론회는 모 후보의 불참으로 무산됨으로써 유권자의 알권리가 충족되지 못했다.

또한 방송사들의 토론회도 패널까지 두어 성과 있는 정책 토론회를 구상했지만 특정 공약에 대한 철저한 비교 분석에 의한 검증 방법이 아닌 제반 주제에 대한 문답식으로 후보 간의 차별성을 들어내지 못하는 내실없는 토론회가 되고 말았다.

대부분의 후보들은 매니페스토를 제시하지 못하고 여전히 소망형,구호성 공약만을 내어 놓고 말아 유권자들의 선택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하고 만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여수시민협은 지방자치의 풀뿌리인 시의원의 공약 검증을 위해 2개 선거구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가졌으나 대부분 후보들이 이를 기피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불참함으로써 1개 선거구에서만 겨우 토론회를 가졌을 뿐이다.

7명의 후보 전원이 참석하여 토론회가 성립된 마선거구에서는 후보 간의 진지한 토론으로 차별성이 들어 남으로써 유권자들의 선택에 일조를 했다.

그러나 후보 스스로가 제시한 공약이 아니라 선다형 질문지를 나누어 주고 그 답변의 범위 안에서 토론하도록 함으로써 시민단체의 매니페스토의 도우미 역할은 미흡했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여수지역의 매니페스토는 사실상 실종된 것과 같다.

이처럼 매니페스토 운동의 실패는 후보들의 선거에 임하는 자세. 자신의 정치이념. 긴급 최우선 정책. 중점 정책 등에 대한 철학의 부재를 들 수 있고 선거 전부터 선거 후까지 정치의 전 과정에서 매니페스토를 게제, 분석 비교, 검증 보도를 실현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주고 정치인들의 정책경쟁을 유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언론의 역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정치 환경의 개선에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시민단체들도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

가령 시민협은 시정문제, 경실련은 지역경제 문제, 환경연은 환경 및 복지문제 등 직능별 시민단체가 관련 주제별 공약을 후보들로부터 제시 받아 이를 비교분석하는 검증방법의 토론회를 가졌다면 후보 간의 우열을 보다 효과적으로 검증 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다.

매니페스토의 실종은 후보, 언론, 시민단체 모두가 매니페스토의 기본 이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 원인이 있다하겠다.

하지만 매니페스토는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걸러내고 또 당선된 후에는 유권자에게 밝힌 약속이 이행되고 있는지를 검증하는 유권자 운동이다.

선거개혁과 정책선거가 되도록 하는데 기본이 됨으로 이번 선거를 거울삼아 향후 선거에 대비한 매니페스토 운동은 당선자들의 시정이나 의정 활동을 철저한 검증을 통해 정착 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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