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생각과 현실의 차이 구별해야”
“이민, 생각과 현실의 차이 구별해야”
  • 임현철 시민기자
  • 승인 2006.05.15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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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9년전 브라질 이민 박영일씨

최근 여수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가적으로도 고향을 떠나 타국으로 이민하는 사람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민 생활 19년에 접어든 박영일씨를 통해 브라질 이민자들의 생활을 옅볼 수 있었다.

이민 전의 이민자 교육은 도움이 되었는가.

   
이민 대상국으로 호주와 캐나다 등도 있었으나 1988년 당시 경제적 호황을 누리던 아르헨티나를 선택하게 되었다. 이때 이민 브로커(?)였던 정부해외개발공사 프로젝트에서 초청장을 받은 후 회사에 사표를 내고 6개월간 언어교육과 적응 훈련 등을 받았는데 막상 현지에 와보니 별 쓸모가 없었다. 생각과 현실의 차이를 구별해야 한다.

이곳에서도 어려움들이 많았을 텐데.

어차피 온 이민, 어느 나라던 다시 시작하자는 각오로 가족을 설득, 이과수에서 호텔업으로 정착했다. 3년 임대기간 내내 홍보만 하고 끝났다. 돈이 많이 축났다. 이로 인해 당시 하나뿐이던 여행사가 났겠다는 판단 아래 불법 이민자가 허가없이 관광안내에 뛰어들었다.

1994년, 브라질 정부의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사면령이 내려져 여행사를 인수하여 운영했다. 2001년 경쟁 업체의 견제와 고발로 인해 부시장이었던 과거 인계자의 세금 미납액 추징으로 빈털터리 신세가 될 뻔했고, 언론 보도 등으로 괴로움의 나날을 보냈다.

이 때, 가족들이 ‘어려우면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버리고 적극적인 자세로의 변한 것이 생활에 큰 힘이 되었다. 그리하여 전임자 세금을 전액 내야하는 부당성에 대항해 싸워 세액의 50%를 10회 분납하는 호조건을 이끌어 현재에 이른 것이다.

이민의 설움을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원동력은 ‘내가 잘못하면 가족까지 파산한다. 이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아버지로서 고집같은 강박관념이 아니었나 싶다. 노력한 만큼 대가는 온다. 포기하지 않고제 앞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 차이로 자녀교육 시 애로사항이 많았을 텐데.

한국인의 긍지를 갖고, 이 나라에서 뿌리박을 수 있도록 매질하면서 느끼게 했다. 그리고 불량한 아이들과 사귀지 못하도록 신경을 많이 쓰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종교 속에서 자라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믿음이 강했다.

교육은 삶 속에서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밖에 없으며 끈질김이 필요한 것 같다. 또 토요일이면 4시간이나 걸리는 한국인학교를 다니도록 했다.

특히 월드컵 당시 아들을 체제비와 항공료를 들여가며 한국에서 자원봉사를 하게 한 것이 한국적 관습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딸도 한국으로 역 유학을 보내 현재 외대 3학년에 재학 중이다.

국내에선 해외 이민자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민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이민을 권하고 싶다. 30년 후는 우주여행시대여서 그만큼 세계는 가까워진다. 한국은 땅이 좁고 인구가 많아 경쟁이 심하다. 교육도 남을 이기는 교육이다. 한국을 벗어나면 그렇지 않은 곳이 많다. 여유를 갖고 살아야 한다. 유태인을 봐라. 한국 사람이 세계 각 나라에 살면서 나는 한국인이다 말하면 거기가 바로 한국인 것이다.

고국에 있는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국 안에서만 한국을 보지 마라. 세계속의 한국을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후 많이 보급되었고, 인식 또한 좋다. 태권도 심사도 한국말로 하고, 한국 사범이 직접 한다. 우리의 위상을 높이는데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이런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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