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이 인정한 ‘꿈의 도시’ 브라질 꾸리지바 연수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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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국경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이과수폭포. | ||
“역경 앞에서 하늘의 뜻과 자연의 섭리에 순응할 때, 비로소 자신의 운명을 세울 수 있다”
2월 20일, 해외연수 9일째, 7시 30분 서둘러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여 아르헨티나 쪽 이과수 폭포로 간다. 아르헨티나는 5년 전 같은 해에 2번의 IMF를 맞았다고 한다. 우리네도 한 번 겪은 IMF를 두 번이나 겪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을 만날 때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포클랜드 전쟁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것이 상책이다.
8시, 이과수 폭포로 향한다. 이과수 폭포는 너비 4.5km, 평균 낙차 70m, 2,700여개의 폭포로 구성된다.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4배가 크다. 이 폭포는 아르헨티나 쪽에서 돌아다니거나 오를 수 있어 직접 체험이 가능하며, 브라질 쪽은 폭포 전체를 감상할 수 있다.
이과수폭포, 너비 4.5kmㆍ2700여개 폭포로 구성
이과수 폭포의 절정인 ‘거대한 물’을 의미하는 ‘악마의 목구멍’은 너비 2,700m, 270여개의 폭포로 이루어져 있다. 넓은 강폭, 물 안개, 굉음의 낙수(落水)소리에 정신이 혼미하다. 엄청난 물의 양으로 인해 폭포에서 흩어지는 물방울이 무지개를 만들면서 비가 내리는 것 같다. 비닐로 싼 디카 렌즈에 어느 새 물방울이 고일 정도다.
자연의 위대함 속에서 눈을 감아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고요와 위안을 찾는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욕심을 절제하지 못하고 파멸의 길에 이르렀던 ‘소돔과 고모라’가 불현듯 생각난다. 내 안의 그림자를 본다.
공원 내의 식당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보트를 타고 폭포 아래를 체험하는 사파리 관광에 나선다. 어마어마한 폭포들이 여기저기 펼쳐져 있다. 가이드, 사파리 보트 체험을 스릴 있게 즐기려면 출발 전에 팁을 10달러 정도 줄 것을 권유한다. 물에 젖을 것에 대비, 가벼운 차림으로 옷을 갈아입고 소지품을 봉투에 담는다.
보트가 출렁이며 폭포 아래로 바싹 접근한다. 낙수의 굉음과 환희의 괴성(?)이 어우러진다. 눈을 감고 자연의 소리,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교만했던 과거, 누굴 탓할까? 제 탓인 걸. 환희와 상쾌함이 밀려온다. 옷은 홀랑 젖었지만 함께 보트에 탄 모든 사람들 뿌듯한 표정이다.
국경을 넘어 다시 브라질 쪽 이과수로 이동한다. 많은 관광객들과 함께 반대편의 이과수 폭포를 감상한다. 바라보는 이의 조그만 각도 변화에도 폭포는 다른 모양이다. 많은 관광객들과 섞여 부분과 전체를 둘러보는 폭포가 공연무대에 오른 인생을 생각하게 한다.
브라질·아르헨티나 공동 국립공원으로 지정 관리
이쪽에서도 천둥소리 같은 낙수 소리는 여전하다. 또 물의 다양한 빛깔이 사람들을 마술 세계로 끌어들이는 힘을 발휘하는 듯하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먼저보고 이곳을 대한 것이 무척이나 다행스레 생각된다.
이과수 폭포는 물의 떨어짐을 사람들에게 직접 보여줌으로써 “보살은 나쁜 원인을 끊지만, 중생은 나쁜 원인을 끊지 않으면서 이에 따른 과보를 피하려는 헛수고를 한다”던 불경 구절처럼 일의 원인과 결과를 극명하게 풀이하는 것같이 느껴진다.
또 이과수 폭포는 몸소 자신(물)을 낭떠러지로 떨어뜨리는 실천궁행(實踐躬行)을 행함으로써 자연의 일부일 수밖에 없는 작은 인간을 감화시키고 있다. 특히 이를 통해 인간이 자연을 믿고 함께 받아들여 행할 때 스스로 음덕을 쌓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해외연수로 피곤해진 심신을 이끌고 많이 걸어서일까, 숙소로 돌아오는 차안이 조용하다. 나도 아름다운 폭포의 정경을 배경으로 신선을 만나고자 잠 속으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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