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페스토 운동과 정치
매니페스토 운동과 정치
  • 이상율
  • 승인 2006.05.1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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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이상율<주필>
이번 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이 정치 사회에서 중심 화두로 떠오르고있다. 과연 지연, 혈연, 금권 선거를 배제하고 정책선거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선거에서 공약(公約)은 사회적으로나 공적으로 하는 약속을 이르는 것이지만 공약(空約)은 글자 그대로 거짓 약속이다. 이런 거짓약속에 유권자가 속지 않고 바른 후보를 뽑으려면 정책선거를 담보하기 위한 매니페스토 운동이 확산되어야 하겠다.

영국에서 시작 이미 13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매니페스토(manifesto)는 유럽, 미국 일본등지에서는 이미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마디로 선거에 당선된 후 실현하고자 하는 정책을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하거나 검증이 가능한 명확한 공약을 요구, 또는 그 운동을 말한다.

기존의 표를 얻기 위한 장밋빛 공약이 아니라 한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안과 명확한 목표, 시행 기간, 재원 조달방법 등이 명료하게 제시됨으로써 유권자는 후보에 대한 검증과 평가를 쉽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 정치인 주민 소환제는 매니페스토 운동을 더욱 활성화 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매니페스토를 도입하여 정책중심의 선거가 되면 자신의 당락 유·불리에 의해서 정당과 정당 사이를 날아다니던 철새 정치인은 발붙일 곳이 없게 되고 진정으로 유권자나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의 생산자가 된다. 정책이 없는 정치인은 자연히 도태될 것이고 정당은 인물과 지역 중심에서 정책을 개발하는 정책중심의 공당으로 탈바꿈 될 수밖에 없게 된다.

유권자는 공약의 선택, 검증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되고 객관적인 실적에 의해, 다음 선거 때에는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정당이나 정치가에 대해서 심판을 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선거 때마다 정책선거를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특정인물의 인기에 의하거나 말뿐인 공약, 지역감정, 흑색선전에 기대고 사조직 등에 의한 득표로 부정과 혼탁한 선거풍토가 조성돼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매니페스토를 도입하여 이와 같은 정치 병폐를 뿌리 뽑자는 것이다.

매니페스토는 비교선택이 가능한 정치, 예측이 가능한 정치, 실현이 가능한 정치, 검증이 가능한 정치를 만들어간다. 이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언론과 시민단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의 언론 보도는 편 가르기, 아니면 흥미 위주의 보도로 일관해왔다. 매니페스토 정치에서는 선거 때에는, 매니페스토를 요약해서 유권자에게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각 후보자의 매니페스토를 비교 분석해서 게재하는 것, 당선 후에는 내세웠던 정책의 진척 상황이나 방침 등을 추적해서 시시각각 보도하고 평가의 결과나 그 후의 대응 등도 보충해서 보도해야 한다.

선거 전부터 선거 후까지 정치의 전 과정에서 매니페스토를 게재, 분석 비교, 검증 보도를 실현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주고 정치인들의 정책경쟁을 유도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는 후보들에게 선거에 임하는 후보자의 자세. 자신의 정치이념. 긴급 최우선 정책. 중점 정책 등이 명기된 매니페스토의 제시를 요구하고 수치에는 공정표가 제시되어있는가. 어려운 정책은 제외되지 않았는가.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를 분석하고 실현가능성이 있는가를 검증하여 유권자에게 알리는 것은 물론 추진상황도 주기적으로 살펴 유권자에게 공정한 도우미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백화점식 설문 형 질문을 통한 공약 제시를 받는 것은 자칫 정책의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고 차별화된 공약을 제시 받기가 어려울 수 있다.

메니페스토는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걸러내고 또 당선된 후에는 유권자에게 밝힌 약속이 이행되고 있는지를 검증하는 유권자 운동이다.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롭게 점화된 `매니페스토' 운동이 선거개혁과 정책선거의 원년이 되도록 하기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책을 보고 후보를 선택하는 유권자들의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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