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폭력에 ‘멍’ 드는 가정
남편 폭력에 ‘멍’ 드는 가정
  • 정송호 기자
  • 승인 2006.05.15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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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흔들리는 가정 上 <남편의 아내 폭력>
가정의 달 5월, 가정폭력으로 인해 가정이 파탄되는 이들이 끊이질 않고 있어 사회적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전남여성긴급전화 1366상담센터에 지난 4월말까지 가정폭력 피해로 전화를 걸어 상담을 요청한 이들은 1477명에 달한다.

이가운데 4월에만 265건으로 월 평균 남편의 폭력을 참지 못하고 주변에 구원을 요청하는 이들이 250여명에 이르러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5월 한 달 동안 남편의 아내폭력, 청소년학대, 노인학대 등 3차례에 걸쳐 ‘흔들리는 가족’을 보도한다. -편집자주


시들지 않는 남편폭력 … 해마다 증가

지난 11일 최모씨(35.여)는 밤늦게 술에 취해 들어온 남편이 아무런 이유 없이 욕설을 하며 머리채를 잡고 흔들며 심하게 구타를 해 참지 못하고 경찰에 남편을 신고했다.

최씨는 남편을 ‘가족 구성원들의 주거와 직장 등에 일정 거리 이상 접근할 수 없도록 격리 시켜 달라’고 경찰에 요청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최씨의 입장에 대해 주변에서는 딱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지만 최씨의 경우처럼 매맞고 사는 주부들이 한둘이 아니다.

또한 지난 1월에는 결혼 10년차인 한 주부가 남편이 문을 열어주기 않고 집을 나가라고 해 자신은 슬리퍼를 신고 아이들 둘은 내복을 입힌 채 ‘전남여성긴급전화 1366 긴급피난처’를 찾았다.

김씨의 남편은 술만 먹고 집에 들어오면 아이들에게 박치기를 시키고 집안 가재도구를 집어던지고 이를 막는 부인에게 폭력을 행사한다고 한다.

그로인해 6살짜리 아들은 “아빠가 엄마 때리니까 미워요”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현재 김씨는 ‘여성쉼터’에서 아이들과 함께 4개월이 넘게 생활하고 있다.

가정폭력 → 사회폭력 원인, 대처절실

이러한 가정폭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1366상담센터가 2001년부터 상담을 시작한 후 지난해까지 해년마다 상담 건수가 최소 100건에서 200건씩 증가를 하고 있어 그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정폭력은 폭력자체에서 끝나지 않고 이혼과 탈선, 가출 등 가정파괴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자녀들의 성장환경에 까지 영향을 미쳐 사회문제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1366에 따르면 이러한 가정폭력은 대부분 술을 먹고 자행되고, 남편들이 유아기 때부터 주변에서 습득한 폭력이 대물림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함께 가정폭력은 연령대를 뛰어넘어 행사된다고 한다.

특히 남편의 아내 폭력은 대부분이 사건화 돼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지만 조사가 끝난 후 제2의 폭력의 발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또 1366상담원들은 “대부분의 아내들은 ‘평생 살아야할 사람’이라는 이유로 남편의 폭력을 주변에 말하지 않고 피해를 감소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말해 가정폭력에 말 못하는 아내들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1366 김희선 대표는 “가정폭력은 남편들의 가정생활에서의 일방성과 조급성에서부터 출발된다”며 “이로 인해 가정에서 발생하는 폭력이 이제는 사회 모든 폭력의 뿌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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