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숲으로 ‘거무섬’이라 불려
울창한 숲으로 ‘거무섬’이라 불려
  • 남해안신문
  • 승인 2006.05.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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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길의 땅이야기 82] 남면 유송리
남면의 중심이 되는 큰 섬 금오도는 <거무섬>이라고 부르던 섬이다. 바다에서 바라보면 숲이 울창하여 검게 보였기 때문이다.

금오도(金鼇島)는 <거무섬>을 음차(音借)한 이름으로 금오도의 전설에 ‘섬의 모양이 금거북을 닮았서 금오도라 하였다’라고 하지만 금오도(金鼇島)란 한자의 뜻을 풀이한 이야기로 보인다.

1861년 만들어졌다는 대동여지도에는 금오도가 거마도(巨磨島)로 표기되었는데 이 또한 <거무섬>을 음차한 이름임을 알 수 있다. 일부 향토지에 거마도를 거문도의 옛 이름으로 소개한 내용은 거문도와 거마도의 이름의 유사성만 보고 판단한 오류이다.

금오도의 역사를 살펴보면 금오도와 그 주변의 섬에서 많은 종류의 토기와 석기, 조개더미 등이 발견되는 걸로 보아서 고대로부터 사람이 살아온 흔적이 나타나며 기록에 나타나는 역사로는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이 용머리에 송광암을 지었다는 기록이 전해온다.

송광암 건축에 전해오는 재미있는 전설에, 보조국사가 전남 화순과 순천의 경계에 있는 모후산(母後山)에 올라 절터를 찾기 위해 나무로 세 마리의 새를 조각해 하늘로 날렸다. 그 중 한 마리는 순천에 있는 조계산 송광사 국사전에, 한 마리는 고흥 거금도에 앉았고, 나머지 한 마리는 용머리에 앉아 새들이 앉은 자리에 절을 지어 이를 3송광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 후 조선시대에는 금오도를 봉산으로 지정하여 사람이 거주하는 것을 막고 나무를 가꾸고 사슴을 키워왔다는 기록도 전해오며 조선말엽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당시에는 금오도의 나무를 베어가 궁궐의 건축재로 이용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금오도 북동쪽에 자리한 유송리는 유포와 송고에서 유래된 마을 이름이다. 법정리 유송리에는 함구미, 송고, 여천, 대유, 소유란 이름의 작은 마을들이 있는데 이름마다 마을의 특징들이 잘 담겨있다.

<함구미> 마을은 금오도 북서단의 마을로 마을 앞 해변이 크게 만(灣)을 이루고 있어 한구미라고 부르던 지명으로 한자로 바꿔 적으면서 함구미(含九味)가 되었다. 북서쪽 끄트머리에 용머리란 이름의 해안절벽이 있는데 부근에 보조국사가 지었다는 송광사 터가 전해온다.

소문난 낚시터이기도 한 주변절경이 바다와 어우러져 장관이다. 부근 해안의 바위에 하얗게 흘러내린 자국이 있는 바위사이를 <뜨물통>이라 부르는데 송광사 시절의 쌀뜨물이 흘러내려 생겼다는 전설이 전한다.

송고(松高)마을은 <솔고지>라 부르던 마을로, 가늘고 길게 바다로 머리를 내밀은 곶 -솔진 곶-이란 뜻이지만 소나무가 우거진 곶으로 이해되기 쉬운 지명이다. 산에서 바라보는 마을 지형을 바라보면 솔고지의 지형을 쉬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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