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스스로 위상정립을
공직자 스스로 위상정립을
  • 김석훈 기자
  • 승인 2006.04.10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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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편지] 김석훈 <편집국장>

최근 여수시 일부 공무원이 법으로 금지된 정당가입을 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공무원의 조직적인 선거개입은 선관위와 경찰이 정한 5대 중대 선거범죄 중에 하나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정당가입을 선거개입으로 본다면 이들은 선거를 앞두고 중대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여수시 공무원들은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청렴도 선언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여 만에 금품을 수수 하다가 암행감찰에 줄줄이 적발되거나 현직 동장이 술자리 시비로 술병을 휘두르다 수사를 받는 등 불명예스러운 일은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대학교수를 사칭해 외상 물건을 구입하거나 시민이 낸 자동차정기검사 불이행과태료를 개인돈처럼 쓴 사실이 드러나 시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또 술병폭력당사자는 과거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자 노점상이라며 공무원신분을 감추려 한 것까지 총리실 감찰결과 드러나 공직자의 위상을 의심케 했다.

여수시는 2500여명의 공직자가 시민들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공무원들의 이 같은 부정과 부패 행위가 나머지 공무원들의 사기와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어쩌다 감찰대상이 돼 수사를 받게 되도 대부분 몇몇 하위직 공무원의 책임으로 전가되고 마는 경우가 많았다. 좋은일은 나누고 안좋은 일은 밑에서 책임져라는 식이다.

최근 6급 공무원이 과비와 공사대금을 관리하다 800여만 원을 횡령해 조사를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많은 공무원들이 배경을 의심했다. 특정사건을 지칭하는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공무원 횡령과 관련한 사건들은 공직사회내 얽히고 설킨 사슬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사회는 늘 공직자들의 도덕성과 윤리문제를 고민해 왔다. 매번 일이 터질 때마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또한 공직윤리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도시의 대형 프로젝트나, 아파트단지 등 대단위 건설 공사 후에 파다한 소문들로 인해 수사대상이 되고 또 그로 인해 옥고를 치르는 경우를 해마다 봐 왔다. 여기에는 공무원의 자질 문제만 부각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사회에 만연돼 있는 윤리의식 부재도 한몫하고 있다.

“공직자(Public servant)"에서 公(public)"의 의미는 ”다수의“ 공통의” 혹은 “타인을 돌보는” 등의 다양한 어원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렇게 보면 공직자는 “다수의 타인을 돌보는 이타적 직업” 정도로 정의될 수 있다.

여기에 공직자들의 윤리를 확립하기 위하여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공무원 윤리헌장과 같은 많은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 하고 있다.

우리는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금지된 정당가입 등 선거판 줄서기에 연연하는 공무원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이는 시민을 외면한 배임행위이자 금품수수 못지않은 나쁜 인상을 주게 된다.

지금까지 일부의 부정부패가 모든 공무원의 명예를 흐렸다면 지금부터라도 각성하고 시민과 스스로를 위한 공직자로서의 위상 정립에 나서주길 간절히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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