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를 먼저 생각하라
유권자를 먼저 생각하라
  • 김석훈 기자
  • 승인 2006.03.27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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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편지] 김석훈 <편집국장>
   
지방선거일이 2달여 남았다.
늘 그랬듯이 지방자치시대에 선거가 갖는 중요성은 매우 크다. 유권자의 선택으로 뽑은 지도자에게 4년간 지역의 운명을 맡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결정에 의해 미래를 맡길 지도자가 선출된다. 그렇게 본다면 선거의 주인공은 당연히 유권자의 몫이다.

하지만 평소 드러내 보이지도 않던 후보들이 깔끔하게 단장하고 마치 선거의 주인공인 것처럼 위세를 떠는 모습에서 선거의 주연인 유권자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최근 잇따라 발표 되고 있는 여론조사의 경우는 후보들의 난립속에 주연과 조연이 뒤 바뀐 선거풍토가 어떤것임을 설명해주고 있다.

후보들은 각각 유리한 여론 조사를 발표하느라고 혈안이 돼 있다. 마치 자신의 지지도가 높으니 당연히 찍어줘야 한다고 암묵적인 강요를 하며 유리한 결과물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여론조사가 진정 유권자들을 위해 이뤄진 것인가? 결국 인지도 확인에 불과한 여론조사로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이 아닌가 반문한다.

터무니없는 인지도 조사보다 유권자들을 위한 중요 이슈나 정책대안들을 가지고 유권자에게 다가가야 하는게 맞는 이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지 정당을 부각시키거나 업적 알리기식 후보들이 판을 치고 있다.

이번 선거부터 바뀐 정당공천제 또한 유권자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선거가 치뤄지는 것이 아닌 정당의 고위 관계자들에 의해 후보가 낙점되는 비민주적 요인을 벗어나지 못한 전형적인 예가 되고 있다.

정당들은 정당내 예비선거나 경선제도, 여론조사 등을 통해 후보를 정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하지만 공천을 염두하고 중앙당에 눈도장을 찍기 위해 부지런히 중앙에 오르내리는 모습에서 유권자들을 위한 고민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유권자에게 다가서는 것보다 공천이 우선이라는 식이다.

이로 인해 선거의 주연인 유권자들은 또다시 조연으로 내 몰리게 된다. 선거는 유권자의 생각에 부합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권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언론들도 이 같은 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후보자들에게만 촛점을 맞추는 선거 보도 태도가 유권자의 냉소주의와 무관심을 조장했다는 점도 깊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지역의 경제, 교육, 교통, 환경문제 등 지역주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칠 문제에 대해 토론의 장을 열고 유권자들의 의사가 선거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선거를 앞둔 언론의 역할과 비중은 적지 않다.

그러나 후보자들간의 싸움과 경쟁구도에 시선을 집중하다 보니 선거보도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키지 못한 점이 있다.

유권자들도 혈연, 지연, 학연에서 벗어나 참다운 일꾼을 뽑는데 집중하는 모습으로 후보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줘야한다. 선거는 유권자의 뜻이다. 후보들은 선거의 주연 행세를 하지 말고 유권자를 먼저 생각하는 선거를 어떻게 치를 것인지 깊이 고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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