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순씨 천사를 만나다
김진순씨 천사를 만나다
  • 박태환 기자
  • 승인 2006.03.06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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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태환 기자
지난달 27일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리고 한 천사를 만났다.
지난 달 27일자 신문에서 기자는 간질을 앓고 있으면서 뇌종양 선고를 받은 김진순씨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25년전 차 사고 이후 갑자기 얻게 된 간질로 지금까지 간질의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거기다 뇌종양까지 앓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뇌종양을 제거하면 간질까지 나아질 수 있다는 하지만 장애수당을 받아서 생활하는 형편에 1500만원이라는 엄청난 수술비에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당시 취재를 마치고 나오면서 기자는 이들에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나이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기사는 나오겠지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하겠다”며 조금은 절망적인 이야기를 해주고 나오기까지 한 터였다.

그런 미안한 마음이었을까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김씨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소개했다.

이 남성은 이 기사를 보고 이들을 도와주기위해 전화를 한 것이었다. 아 조금이라도 내 기사가 이들에게 도움이 됐구나 하는 마음에 김씨의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이들의 소식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서너시간 김씨에게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전화 너머로 너무 고맙다던 김씨는 수술비 1500만원 중 부족분이었던 1000만원을 모두 주고 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특히 자기가 누구인지 무엇하는 사람인지도 알려고 하지 말고 통화를 위해 남겨두었던 전화번호도 모두 버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씨는 연신 고맙다며 울먹였다. 전화를 끊고 기자는 얼마 전 구세군 냄비에 1000만원짜리 수표 3개를 놓고 간 거리의 천사를 생각했다.
또 소아암 어린이를 위해 써 달라며 6000만원을 선뜻 기탁한 한 독지가의 이야기도 생각했다.

그리고 이 고마운 천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맙다는 이야기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전화는 받은 이 남성은 김씨에게 했던 말만을 되풀이 했다. 내가 누구인지 알려고 하지 말고 또 이 사실을 기사화 하지도 말아달라며 신신당부했다.

김씨에게서 들었던 고맙다는 말은 이제 이 천사에게 넘겨준다.
다시 한 번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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