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효하는 호랑이 닮아 ‘백호도’로 불리기도
포효하는 호랑이 닮아 ‘백호도’로 불리기도
  • 남해안신문
  • 승인 2006.03.0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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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길의 땅이야기 74] 화양면 백야리
화정면의 소재지가 있는 `백야도'는 화양면의 남쪽 땅 끝인 '힛도'와 연륙된 섬이다. '힛도' 는 백야도의 우리말 이름인 '희섬'과, 섬과 섬이나 육지 사이에 물살이 빠른 곳을 이르는 해양지명 '도'가 합쳐져 '힛도'라고 부르는 좁은 해협(海峽)이다.

백야도의 본래의 이름인 <희섬>은 섬의 주봉 정상의 바위들이 하얀 색을 띄어서 섬이 하얗게 보여서 지어진 이름으로 ‘흰 섬’이 변한말이다. 이 산의 하얀 색의 바위의 모습은 포효하는 호랑이를 닮아서 '백호산' 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으며 이 때문에 백야도를 '백호도'로 기록하기도 했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하면 백야도로 사냥을 갔다가 해상사고를 당했던 돌산천호의 이야기가 기록으로 전해오는데 이런 작은 섬까지 사냥이 가능했던 당시의 자연환경이 부럽기만 하다.

화정면의 이름은 1896년 돌산을 중심으로 한 섬 지역이 군이 되면서 개도에 면소재지를 두었던 동쪽의 '화개면'과 적금도에 소재지를 두었던 '옥정면'이 1914년 일제식 행정구역의 개편으로 통합되면서 '화정면'이라는 이름을 처음 갖게 되었다. 이전의 이름인 '화개(華蓋)'와 '옥정(玉井)'은 개도의 주산인 '화개산'의 이름과 백야도에 있었던 '옥정'이라는 유명한 우물의 이름에서 유래가 되었다.

2005년 4월14일 섬지역인 백야도는 중요한 변화를 겪게 되었다. 남해안 관광이 주목을 받으면서 수립된 화정면과 돌산, 고흥으로 연결되는 11개의 도서 연륙사업 중 처음으로 여수시 화양면과 화정면을 잇는 백야대교가 준공된 것이다.

길이 325m, 폭 12m인 이 다리는 주변 경관이 빼어난 데다 국내 최초로 시공한 닐센 아치형으로 경간(徑間. 교량 기둥과 기둥 사이 거리)이 국내 최장(183m)이며 완공된 지 1년여가 지난 지금도 주말이면 다리를 찾는 인파가 붐비고 있어 그림처럼 아름다운 섬들이 11개의 다리로 연결되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관광지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희섬 백야도에는 소재지가 있는 백야리 와 와달과 신기마을로 이루어진 화백리가 있는데 백야도의 큰 마을인 백야리 에는 동쪽 끝 마을인 '동머리'와 '진막', 백야마을의 태를 묻었다는 '안투골', 샘이 있었던 '새미꼴창', '돌아지기'라는 돌아가는 길 모퉁이, '솔고지', 표면이 미끄럽다는 '지름바구', 소들이 놀던 '쇠마당', 긴 꼬리모양의 섬 '오랑지' 등의 땅이름들이 전해져 오며 절터 골에는 선사유적인 패총도 전해온다.

화목한 마을이 되라는 뜻으로 지어졌다는 '화백리'는 새로운 터에 세운 마을 '신기'와 비스듬한 등성이에 있어서 지어진 '와달' 이란 이름이 전해온다.

와달부락의 풍수는 해달이 누워있는 형세라 하였는데 마을 이름을 한자 와달(臥獺)로 보기 때문이며 새터란 이름이 변한 신기부락도 마을의 풍수를 볼 때 터가 세기 때문에 세터라고 하였다는 유래로 설명하고 있으나 근거가 없다.

1980년 백야리에서 분리되면서 화합과 단결의 뜻에서 화백이라 개칭했다는 마을 이름의 유래는 두 마을이 서로 이해관계가 있을 때마다 서로의 의사를 존중하고 합의하여 처리하자는 데서 화백리라 하였다고 전해준다.

단 한사람의 반대가 있어도, 대화와 토론을 통해 만장일치의 의결을 원했던 신라 화백제도의 정신을 담은 마을 이름의 깊은 뜻이, 뭍사람들이 몰려들어 주변 환경과 인심이 변하여도 오랫동안 간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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