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신입대원 4개월 만에 ‘정신질환’
해경 신입대원 4개월 만에 ‘정신질환’
  • 정송호 기자
  • 승인 2006.02.09 2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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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고참들 괴롭힘 당했다. 해경 책임자 가려내라”
해경 “조사 결과 구타·괴롭힘은 없다. 배 멀미때문”
여수해양경찰서 신입 전경대원이 ‘고참의 괴롭힘을 당했다’ 며 정신질환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9일 해경 장모 이경 가족에 의하면 "지난 3일 녹동에서 온 아들이 밥을 먹을 때 주먹을 꽉 쥐며 입을 덜덜 떨면서 밖으로 자꾸 나가려고 했고, 경비정 책임자의 성인 ‘P’를 외치다 자신이 당한 일을 털어놨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경비정 총 책임자인 P모 경장이 선임자인 P모, E모 일경에게 지시를 내려 괴롭혔다고 아들이 말해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믿었다"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가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또 장이경이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고, 3층인 자신의 집에서 뛰어내리려 하거나 전깃줄로 목을 매려는 등 수차례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장이경은 지난 해 10월초 입대해 경남 진해와 인천에서 신병교육을 마친 뒤 지난해 12월 27일 여수해경으로 자대배치를 받고 이틀 후 녹동광역파출소 P126 경비정에 배치됐다.

장이경은 보통 신입 전경이 맡는 취사 일을 맡게 됐고, 이 때부터 소속함정 정장을 비롯한 선임대원들의 따돌림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또 P 정장이 L모 일경과 P모 일경에게 ‘따돌림을 시키고 괴롭히라’고 지시하는 것을 몰래 엿듣기도 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장이경의 정신질환 증세가 발견된 것은 지난 1일부터다.
장이경이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자 해경은 지난 3일 가족들에게 인계하고 다음 날 여수성심병원에서 머리부분을 MRI로 촬영한 결과 ‘급성스트레스성 장애와 적응 장애’라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

집에 돌아온 장이경은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박으며 주먹을 쥐고 ‘억울하다’고 말하며 집안을 서성댔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장이경은 결국 지난 6일 전남대학교 병원으로 후송돼 현재 모든 사람들로부터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오는 14일쯤 진료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현재 장이경의 가족들은 장손인 아들이 정신질환자로 돌아오자 분을 참지 못하고 있고, 경찰의 치료를 믿지 못하겠다며 15일 예정된 경찰병원 이송도 거부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일자 여수해경은 지난 5일 문제의 함정과 본인, 가족상대로 자체 감찰을 실시해 “아직까지는 구타나 가혹행위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배를 많이 타보지 못한 장이경이 배 멀미 때문에 정신질환 증상을 나타낸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경관계자는 “현재 자체 조사결과에 대해 가족들이 신뢰하지 않아 해경 본청에서 정밀감찰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조사결과 구타나 괴롭힘 등의 사실이 발견될 경우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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