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은행보안 ‘비상’
구멍 뚫린 은행보안 ‘비상’
  • 남해안신문
  • 승인 2006.02.0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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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의 렌즈속으로]
   
설명절 하루 전날에 터진 여수축협 현금지급기 도난사고는 헐리우드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은행 갱단을 연상시킨다.

지난 해 6월 여수시 미평동 소재 중소기업은행 현금지급기가 털린데 이어 또 다시 털린 이번 사건은 여수지역 은행이 은행갱단의 표적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사건 모두 현재까지 이렇다할 단서 조차 확보하지 못해 그야말로 경찰은 '죽을 맛'이다. 냄새는 나지만 '과학적 증거'가 없는 셈이다.

축협 사건의 경우 공교롭게도 축협 보안을 맡고 있는 경비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한 직후 발생했다는 점에서 내부 공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사 진척은 없다.

이번 사건의 면면을 보면?보안업체와 은행의 보안 업무의 취약성이 그대로 노출됐다.?자동 전원 센서가 장착되지 않은 CCTV는??어두운 곳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었고, 괴한이 침입한 유리창은 창살하나 설치되지 않을 정도로 은행 스스로 보안경비에 안일했다.

은행이야 보안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고, 도난 현금은 보험으로 처리하면 그만이다는 안일한 생각이 화를 자초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보안업체는 어떤가. 사건 당일 순찰 2명이 여수시 관내 750개 업체의 경비를 맡고 있었다. 동시에 범죄가 발생할 경우 손을 쓸 수 없다는 것이 통계적으로 드러날 정도로 보안업체의 경비 또한 형식적이다.

괴한이 축협 유리창을 부수고 유유히 현금지급기를 터는 동안 보안업체 관제실의 신호는 정상이였다. 은행 건물 곳곳에 센서가 부착되어 있었지만 아무 신호도 울리지 않은 것이다.

보안업체도 왜 축협사건만 신호가 누락됐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입장이다. 결국 보안업체도 '있으나 마나'한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이제부터라도 은행은 보안업체와 보험사에 의지한 안일한 보안업무에 탈피해 적극적인 자구책을 마련해야할 시점이다. 신뢰를 잃은 은행에 돈을 맡길 이유가 없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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