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하이스코 사태 재현되나
현대 하이스코 사태 재현되나
  • 남해안신문
  • 승인 2006.01.1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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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의 렌즈속으로]
   
현대하이스코 사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해 10월말 단지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 하나로 해고를 당한 120여명의 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벌인 11일간의 크레인 점거 농성은 극적 타결로 마무리됐지만 당시 작성한 확약서는 파기 조짐을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해고 노동자 우선 채용’, ‘비정규직지회 인정’, ‘민형사상 처벌 최소화’ 등을 담은 확약서는 어느 것 하나 이행되지 못한 채 노동탄압은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박정훈 지회장 등 16명이 구속되고, 크레인 점거 농성에 가담한 66명에 대한 72억원의 손배소, 그나마 조합원이 남아있던 사내하청업체 폐업으로 39명이 추가로 해고되거나 자택 대기 상태에 놓여있다.

하이스코는 해고자 7명을 복직시켰지만 이들이 복직한 하청업체 2곳과 구랍 31일 도급계약을 해지하고 말았다. 노조원의 씨를 이참에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뜻이 아닌가.

장기간 투쟁으로 생계가 막막한 해고 노동자들에게 원청 하이스코와 사내하청업체의 약속은 자본의 논리로 짓밟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하이스코는 돈을 받기위해서가 아니라 재발방지를 위해서 손배소를 제기했다고 한다. 또 해고 노동자 전원 복직은 사실상 어렵고 20명 정도만 더 채용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쯤 되면 확약서는 이미 휴지조각이나 마찬가지다.

확약서는 서로의 약속을 사회적으로 공표하는 것 아닌가. 노동자들이 자본가를 믿은 것이 순진한 것이였을까. 구속과 빚잔치로 이어지는 확약서 작성 이후의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비정규직 지회는 13일 하이스코에게 엄중 경고했다.
“약속을 지키든 아니면 무덤을 택하든”
그러나 원청 하이스코는 말이 없다. 이 모든 약속은 하청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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