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주인이 누구인가?
당의 주인이 누구인가?
  • 남해안신문
  • 승인 2005.12.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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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의 렌즈속으로 7]
   
첫 눈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바램과 설레임은 쉽게 무너져버렸다.
웬수가 되버린 눈은 이번주 내내 지치지도 않는지 퍼붓었다. 첫 눈에 대한 기대는 순식간에 두려움과 공포로 변해버렸다.

세상사도, 인간사도 기대가 두려움이 되고 공포가 되고 실망하는 일이 허다하지 않는가.

특히 정치인에 대한 기대는 쉽게 무너져 버린다. 그래서 정치인에 대한 가장 휼륭한 교훈은 '초심'이다.

왜 초심을 유지하기가 그렇게 힘든가. 아니 초심 자체를 유지하려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 더 정직한 표현일 것이다.

최근 민주당은 순천시 팔마체육관에서 대대적인 당 전진대회를 가졌다. 묘하게도 이날은 열린우리당 소속 조충훈 순천시장의 첫 공판이 있는 날이였다.

조 시장의 구속을 틈타 민주당의 깃발을 확실히 꽂겠다는 것이였을까. 한화갑 당 대표는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내년 지방선거 후보 결정과 관련해 "지역별 특성에 따라 경선이나 공천으로 후보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말을 찬찬히 드러다보면 중앙당에서 임의적으로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이런탓에 벌써 영입인사들 중심으로 '전략공천'이라는 말이 공연히 나돈다.

'당의 주인이 당원'이라는 아주 간단하고도 분명한 사실을 주지한다면 한 대표는 후보 결정 방식에 대해 이같이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소한 "당원들의 뜻에 따르겠다"고 해야 하지 않는가. 이때문에 일각에서 한 대표가 당을 '사당화'하려고 한다는 지적이 이는 것이 단순한 기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공천이든 경선이든 후보 결정방식 자체를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결정하지 못하고 당 대표가 일방적으로 결정한다면 민주당은 더 이상 기대나 설레임의 대상이 못 될 것이다.

민주적 방식이 통용되지 않는 정당은 스스로 정당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최소한 호남에서 전략공천은 당의 공멸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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