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사낙안(平沙落雁) 여수 십경중 하나
평사낙안(平沙落雁) 여수 십경중 하나
  • 남해안신문
  • 승인 2005.12.2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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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길의 땅이야기 65] 돌산읍 평사리 1
마을 앞 해변으로 아름다운 모래가 길게 펼쳐져 평사(平沙)리란 이름을 얻어, 중국의 소상팔경과 같은 평사낙안(平沙落雁)의 경치에 여수의 십경으로 알려진 법정리 평사리에는 굴전, 계동, 월암, 도실, 평사, 모장마을이 속해있다.

굴전마을은 마을 남쪽의 산에 동굴이 있어 <굴앞마을>이라고 부르게 되어 굴전(窟前)이란 한자로 표시하게 되었다. 여천군 시절에 편찬된 마을 유래지에는, 마을 앞 낫진개 뒷산에 동굴이 있다고 기록되었으나 대미산에 있는 동굴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마을 동쪽으로 작은 호수처럼 감싸 안은 <안굴전> 지역은 19만평의 공유수면이 전라남도지정 지방기념물 43호로 고니도래지이다. 겨울이면 찾아왔다가 떠나는 고니의 개체수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

굴전마을 북쪽의 작은 마을 <진모>는, <무슬목>으로 이어지는 긴 목 모양의 지형 때문에 진목으로 불렸으나 참나무가 많은 우두리의 진목(眞木) 마을과 구분되어 <진모>로 불려진다.

<무슬목>은 충무공의 전적지로 전해오는 곳이다. 정유재란 때인 1598년 가막만 바다 멀리서 보면 동서의 바다가 이어져 보이는 지형적인 특성을 이용 왜군을 이곳으로 유인하여 60여척의 왜선과 300여명의 왜군을 섬멸하였다고 전해온다.

이 해가 무술년이어서 이 지역을 무술목이라고 했다는 설과 이러한 무서운 사건 때문에 무서운 목이라 불렀던 말이 변하여 무술목이라 했다는 유래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왔다.

<무슬목>은 본래 물과 물 사이 좁은 목이 있는 지형에 붙는 우리말 땅이름으로 전국의 여러 곳에서 무실목, 무시목 등으로도 불려오는 흔한 이름이지만 사건을 겪으면서 땅이름에 역사가 스몄다.

아름다운 몽돌 해변과 함께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동백골>이라고도 하는 <무슬목>은 서쪽의 포구가 둑으로 막혀있고 98년에 문을 연 전라남도 수산종합관이 자리를 하면서 동서 바다가 하나로 연결된 <무슬목>이란 땅이름의 의미를 간직한 지형의 특징을 더 이상 보기가 힘들게 되어 아쉽다.

무슬목 남쪽으로 솟은 대미산에는 여수에서는 가장 훼손이 되지 않은 완벽한 형태의 산성과 봉수대가 전해온다. <대미산성>, <달암산성>, <월암산성>으로 산 이름이나 마을 이름으로 부르게 되어 그 이름도 많지만 산성에 오르면 펼쳐지는 탁 트인 전망이 가히 여수의 전망대라 할 만하다.

충무공과 임진왜란 관련 전설이 전해와 이순신 장군이 축성했다고 알려져 왔으나 역사학자들은 조선시대 이전의 성으로 이야기한다.

대미산 남동쪽에 자리한 계동마을의 옛 이름은 <줄-개>이다. 길게 이어진 포구의 형상에서 얻은 이름이었지만 <호박골>이란 마을 앞 골짜기가 호랑이가 엎드리고 있다는 뜻의 호복(虎伏)골로 표현되면서 <줄-개>란 마을 이름은 ‘굶주린 개’로 이해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마을이름을 바꾸게 되었는데, 떠오르는 달이 아름다운 마을의 경치를 생각하여 계동(桂洞)이라 이름 하였단다. 뼈와 함께 썰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인 ‘뼈꼬시’로 유명한 마을답게 넉넉한 인심을 얹은 생선 횟집이 많은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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