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장 구속이 주는 교훈
순천시장 구속이 주는 교훈
  • 박성태 기자
  • 승인 2005.11.25 11: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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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의 렌즈속으로3]
   
조충훈 순천시장이 23일 뇌물수수 혐의로 전격 구속됐다.
조 시장의 구속으로 순천시는 민선 1기 방성룡 전 시장이래 내리 3명의 시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돼 순천시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조 시장은 순천지원 판사출신 한재철, 신택호 변호사와 영장실질심사를 전담한 전 순천지원장 장광한 변호사 등 모두 5명의 변호인을 선임해 검찰의 사전구속영장 청구에 맞섰으나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검찰이 밝힌 조 시장의 혐의는 건설업자 등으로부터 총 87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특가법이 적용됐다. 검찰 구형도 무려 징역 10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3일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영장실질심사가 1시간 가량후에 끝난 뒤 이례적으로 5시간 40분만에 구속영장이 발부된 점으로 비춰 검찰 조사가 상당히 완벽했다는 후문이다.

구속 하루 전날까지 "단 한푼도 받지 않았다"는 조 시장의 결백은 전혀 수용되지 않은 것이다.

조 시장의 구속은 이미 지난 9월 26일 류모 전 비서실장(41)의 구속으로 예고됐었다. 자신의 수족이 건설업자 등으로부터 60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되자 '몸통수사'가 강력히 제기됐었다.

순천시에 기적의 도서관을 유치하고, 동부권 3개시 통합론을 주창한 조 시장은 화려한 언변과 미디어를 다룰 줄 아는 정치인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재임기간 동안 알맹이 없는 '이벤트 정치'에 연연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실례로 조 시장은 기자들과 악수를 할때도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나눌 정도로 처세에 능통했다. 하지만 조 시장은 시장 당선후 선거 공신들의 정리를 제대로 해내지 못함으로써 결국 쇠고랑을 차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강을 건너면 배를 버려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실천하지 못한 대가였을까.

그러나 이 시점에서 조 시장의 구속이 과연 조 시장 자신만의 책임이였는지 진지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시정을 감시하고 견제해야할 언론과 의회, 공무원노조, 시민단체는 과연 책임이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만 잘되고 보자는식'의 풍조와 '당선 만능주의'가 조 시장 구속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닌지 다시한번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욕심이 죄를 낳고 죄가 사망을 낳는다'는 성서의 한 구절이 오늘따라 의미심장하게 뇌리를 스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눈이라도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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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척결 2005-11-26 10:19:06
공무원들 정말 정신 차려야 한다.
공무원이 썩고 국민의식이 썩으면 나라는 분명히 망하고 만다.
노력없이 얻는 것은 모두가 도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