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폭약 깔고 앉아도 주무 국장은 '연가' 중
주민들 폭약 깔고 앉아도 주무 국장은 '연가' 중
  • 정송호 기자
  • 승인 2005.11.14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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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송호 기자
웅천 택지조성사업장 인근주민들이 보상을 요구하며 폭약 410여kg를 깔고 앉아 현장 점거농성을 한지 벌써 일주일째다.

9일 오전 주민들과 업체, 시청관계자들이 만난 3자면담에서 서로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됐다.

업체는 주택의 균열이 발파로 인한 것이 아니라 보상 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하고 현장을 비웠다고 한다.

주민들은 “할 말이 없다”며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어 대책 마련에 고심중이다. 또한 중재에 나선 시는 뽀족한 대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여수시에서 이 사업의 업무를 담당하는 산단지원사업소 김모소장은 현장과 시청 어디에도 지난 금요일 저녁부터 5일째 보이지 않고 있다. 7일인 월요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개인적인 일로 연가를 냈기 때문이다.

또한 김 소장은 지난 주 수요일부터 현장에 주민들과 대면한 사실이 전무한 것으로 보인다. 웅서마을 통장은 “과장이라는 사람은 봤는데 소장이라는 사람은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했다.

“소장님도 자주 현장에 나가냐”는 기자의 질문에 매일 같이 현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공무원은 “소장님도 현장 감리단 사무실에 몇 차례 방문을 해 현장상황을 지켜봤다”고 말했지만 주민들을 만났다는 이야기는 명쾌하게 하지 못했다. 또 전화 통화에서 김 소장은 “담당 과장하고 이야기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민원을 총 지휘해야할 시청 주무국장이 주민들을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는 것은 업무와 지역민들에 대한 애정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름케 한다.

이렇듯 시 행정의 모습이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시민들이 어떤 상태에 놓여있든 개인적인 일이 급선무다’는 공직자의 모습을 보고 과연 시민들이 어떤 생각을 할 것인가.

김소장이 정년퇴직 때까지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후배 공직자들을 보고 싶고 본받고 싶을 것이라고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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