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정책, 사후대책보다 사전계획을...
관광정책, 사후대책보다 사전계획을...
  • 남해안신문
  • 승인 2005.10.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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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여수 미래를 위한 전/문/가/제/안]
   
▲ 이덕순
<한영대학 관광과 교수>
올 들어 여수지역에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하나 자리 잡기 시작했다. ‘백야도’가 그곳이다.

백야대교가 건설되기 시작하면서부터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 아마도 다리가 완공되면 그 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백야도에 들어오리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에 대비하여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들이 오고간 적이 있다.

올 여름 내방객의 증가는 그 예상을 적중시켰다. 그러나 그에 대한 준비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단지 지역 내 접근성을 개선시킬 수 있는 다리가 놓아진 것으로 마무리되어 졌다.

그러나 그 다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바다를 건너게 해주는 단순한 다리가 아니었다. 그동안 접근성의 불편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크고 작은 공간들이 수많은 사람들의 여가공간으로 이용되었다.

올 여름 휴가기간 동안 백야도는 몸살을 앓았다. 백야도에는 그동안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진 ‘백야도 등대’가 있다. 백야대교를 건너 끝까지 길을 따라 가면 마지막에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백야도에서 유일하게 매력적인 시설물로서 사람들을 유인하는 곳이다.

그곳이 ‘화장실’이 되었다. 공중 화장실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들이 들어닥치다 보니 그야말로 온 천지가 화장실이 된 셈이다. 소변냄새, 대변을 밟고 기분이 상해서 욕을 하는 사람들, 회차공간이 없는 상태에서 주·정차 문제 등.

가을철 주말에 다시 백야대교를 건넜다. 여름철 상태가 내심 염려되었다. 다행히 공중화장실은 마련되었다. 그런데 그 외에 내방객들로 인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청결하지 않은 화장실, 휴게시설, 주차공간, 회차공간, 식·음료 시설 부족 등.

그런데 오히려 백야도를 찾는 사람들은 더 많아진 것 같았다. 백야대교를 건너면서 시작된 낚시하는 사람들의 차량이 백야도 내 해안가 도로를 거의 채우고 있었다.

또한 여기저기 삼삼오오 모여앉아 라면을 비롯해 각종 음식물을 직접 끊여 먹고 있었다. 심지어 등대 시설구역 내에서도 그러한 행위는 이루어졌다. 그 쓰레기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걱정되었다. 아마도 얼마지나지 않아 백야도가 쓰레기로 인한 몸살을 앓지나 않을지?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라면, 사전에 대비도 가능하지 않은가? 굳이 문제가 발생하고 난 뒤에 뒤 따라 가며 그 처리를 해야만 할까?

해양관광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고, 아름다운 해양경관을 가지고 있는 여수는 굳이 관광개발이라는 명목의 사업이 아니더라도 이처럼 기반시설이 확충되면 그 자체로 관광객들을 유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고, 그 주변 지역은 관광명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후 약방문이 아닌 사전 대비를 해야 하고, 더 나아가 주변 관광개발 계획수립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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