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만 있는 재래시장
리모델링만 있는 재래시장
  • 이상율
  • 승인 2005.10.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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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이상율 <주필>
서민들의 삶의 터전이며 흐뭇한 인심이 넘쳐나는 재래시장이 우리 곁에서 멀어지고 있다.

재래시장은 우리나라의 소매유통을 담당한 전통적인 유통업태로 중장년층, 서민에게 친숙한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갈수록 몰락의 길을 가고 있다. 대형할인점이나 백화점은 재래시장의 목을 짓누르고 수입이 대폭 줄어든 영세 상인들의 한숨소리가 하늘 끝까지 이른 지경이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대부분이 중소유통인으로서 우리나라 서민층 내지는 영세민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우리나라 각 지역의 농산물, 수산물, 임산물 등 특산물의 유통에 큰 몫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곳에서 거래되는 각종 자본은 그 지역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형점은 서울 또는 대도시 지역의 본사와 지점으로 구성돼 상품 매출액의 많은 부분이 당일 송금으로 지역경제의 구매력이 외부로 유출되는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에 재래시장을 방치할 경우 지역경제의 황폐화, 구매력감소에 의한 생산성 위축 등의 현상이 초래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위하여 지자체들이 재래시장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의하여 환경개선사업에 투자를 계속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려는 본래의 목적에 이르지 못하고 점포 소유주들만 자기부담으로 인한 빚쟁이 신세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여수시는 37억원을 투자해 구도심권 서시장(17억), 중앙시장(20억) 등 2개 시장을 리모델링해 환경개선사업을 완료한데 이어 올해는 6억9천만을 투자해 쌍봉시장을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여수시 학동 현 551평 규모인 이 시장에 대해 건물 정밀안전진단 용역과 공사실시설계 용역을 실시한 후 오는 11월부터 리모델링, 옥상 주차장 등의 사업을 추진해 내년 초 완공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재래시장의 환경개선 사업에도 불구하고 재래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여전히 뜸하고 대형할인점과의 경쟁력을 논하기에는 아직까지 이른 것 같다.

이는 지자체의 주도하에 이뤄지는 하드웨어적인 사업과 함께 재래시장을 재래시장답게 만드는 소프트웨어적인 사업이 병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풋풋한 인심이 넘치는 재래시장을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대형매점들은 주차장은 물론 어린이 놀이터, 아동책읽기 코너, 시식코너 등을 마련 온 가족이 함께 쇼핑 할 수 있도록 하고 잦은 할인 매장의 개설로 구매충동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형할인점이나 백화점의 쇼핑은 가족끼리 즐기는 문화의 한 단면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재래시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노후시설 현대화, 상·하수도 정비, 고객편의시설 확충 등을 통해 자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은 비 오는 날 아름다운 옷을 입는 것과 같을 뿐이다. 동정론이나 명분론만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재래시장으로 돌릴 수 없다. 특화전략 판매구조의 개혁이 필요하다.

즉 재래시장의 환경개선이 하드웨어적이라면 특화전략, 판매구조의 개혁은 쇼프터웨어 적인 것으로 이의 접목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재래시장의 상인들이 변해야 한다.
생산지에서 직접 상품을 가져 나와 판매하는 부정기적인 상인들까지 같은 일원으로 끄집어들여야한다.

그리고 대형할인점에서 흔히 판매방식으로 선호하는 상품권 발행, 시식코너, 카트, 어린이놀이터 등도 개설하고 후한 인심과 함께하는 사람 냄새나는 이벤트를 잦게 갖는 것도 한 방편이다.

요즘 들어 유행하는 온라인 판매도 활성화 시키고 산지의 가격 동향을 체크하여 원가절감을 위한 공동구매 방식도 시도하는 등?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

재래시장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 지난 3월 1일자로 시행됨에 따라 그동안 재래시장 현실에 맞지 않는 각종 규제완화, 절차 간소화, 세제지원의 합리화 등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를 계기로 지자체는 재래시장의 현대화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 개발 등을 상인들과 함께 공동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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