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대, 88년 역사 사라지나
여수대, 88년 역사 사라지나
  • 서선택 기자
  • 승인 2005.09.10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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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편지] 서선택 <편집위원장>
88년의 역사 쉽게 끝낼 일 아니다
여수대가 88년의 경주를 마감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고 한다.
여수대는 1917년 5월 여수공립간이수산학교(1년제) 설립인가를 받아 1학급 정원 20명으로 시작했다.

그 후 여수시민들은 88년의 기나긴 시간동안 자신들의 한을 달래기 위해 여수대에 애정을 쏟아 왔다.

어민들은 자식에게는 가난의 아픔과 파도의 고단함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여수대에 작은 소망을 묻어 왔다.

그러나 여수대는 90살을 눈앞에 두고 명실상부한 종합대학에서 완주가 아닌 기권의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시민여론은 대체적으로 여수대와 전남대 통합은 외형적으로는 그럴싸하지만 사실상 폐교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그이유로 전남대의 문간방에 더부살이하는 형태의 통합은 결국 폐교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 전남대와 여수대의 통합은 참여정부가 내놓은 교육정책에 휘둘려 깜짝쇼에 놀아난 것이 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필자는 시민들의 이 같은 비난에 일정부분 수긍이 간다.
지금까지 급변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학 스스로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시민의 대학을 통합하면서 단 한번이라도 시민에게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한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또 대학 운영에 대한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는 했어야 맞는 것 아닌가.
혹여 내가 몸담은 학교 내 마음대로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여수대가 88년의 역사를 가진 대학이라면 최소한 여수시민에 대한 예의는 갖추어야 하는 것 아닌가.

작금의 행태가 최고지식인의 태도라면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여수대의 통합과정을 지켜본 시민들의 분노는 한결같을 것으로 본다.

88년의 역사를 가진 대학이 통합을 하면서 대학의 발전과 지역의 미래를 위한 치밀한 계획도 마련하지 못하고 추진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통합에 따른 아무런 기준과 원칙도 없이 졸속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비난도 거세다.

또 주먹구구식 통합에 대해 지식인 사회에 대한 비아냥거림도 서슴지 않고 있다.

지역민의 의견을 가볍게 여기고 오직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통합을 추진했다는 비아냥이다.

최근 들어 교수평의회 단식농성과 학생들의 본관 농성도 시민들의 냉담을 풀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통합논의 초기에는 다만 전남대의 배지를 달아보기 위해 눈치만 살폈기 때문 아니냐는 의구심도 작용하고 있다.

또,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태를 인식한 후부터 시민들의 힘을 빌려 막아보겠다는 얄팍한 술수로 비춰지고 있다.

결국 여수대가 전남대로 통합될 경우 향후 100년 동안은 여수에 종합대학은 없을 것이라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자치제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지역의 미래를 논의함에 있어 대학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여수시가 남해안 중심도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역대학의 존재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제라도 여수대는 지역 중심대학으로서의 역할을 인식하고 전남동부권역의 통합과 연계한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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