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원칙주의 - 아이치 박람회 참관기
일본인의 원칙주의 - 아이치 박람회 참관기
  • 남해안신문
  • 승인 2005.09.1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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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in] 김광중 <여수시 홍보관리담당 >
   
일본 아이치현[愛知縣]의 나고야성은 오사카성[大阪城]·구야모토성[熊本城]과 함께 일본의 3대 성으로 꼽히고 있다.

천하를 통일한 도꾸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자신의 권력 기반을 다지기 위해 1610년부터 다시 축조해 1612년 완성해서 에도막부가 끝나는 1867년까지 오와리[尾張] 도쿠가와 집안의 성으로 사용되다가 대천수각(大天守閣)이 2차세계대전의 끝 무렵 미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것을 나고야 시민들의 바람에 따라 1959년에 철근 콘크리트로 복원했었다.

특히, 나고야성과 함께 나고야의 상징물로 여기고 있는 샤치호코(머리는 호랑이, 몸통과 꼬리는 물고기 모양을 한 천수각 지붕 끝에 얹은 금으로 만든 장식물)가 명물이란다.

여행의 백미가 그 지역의 명물과 명승의 관람에 있을진데....
우리 일행들은 나고야의 명물을 보기 위해서 아침 일찍 여장을 챙겨서 8월 30일 08:30에 나고야 성문 앞에 도착했었다.

일행 34명이 입장하기를 원했으나 정문을 지키는 나이 많은 관리인은 9시 이후에 들어가라 면서 출입을 허락하지 않는다.

우리 쪽에서 한국에서 왔고 공무원이고 비행시간이 촉박하므로 나오면서 입장료는 계산하겠으니 사정을 좀 봐 달라 했건만 막무가내다. 마침 출근을 하는 직원을 통해서 똑같이 사정했지만 “현재 관리 인력이 없어서 위험하니 출입할 수 없다.”며 똑 같은 말로 거절한다.

만약 우리가 똑 같은 상황에 처했었다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아마, 스스로 판단할 수 없을 경우라면 윗선에 보고하고, 직원을 대동 시켜서라도 관람하게 하지 않았을까? 입장료의 문제를 떠나서 그렇게 하는 것이 외국인에 대한 배려이고 「친절」로 여기지 않았을까? 도대체 우리식의 배려가 통하지 않는 일본인의 원칙주의가 답답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렇다고 9시가 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비행기 시간 때문에 나고야의 명물을 눈앞에 두고서도 아쉬운 발길을 서둘러 돌려야만 했었다.

어느 판단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러한 일본인의 원칙주의는 우리가 3박 4일 동안 돌아본 오사카, 교토, 나고야 등 도심과 주택가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도로변 무단 주정차 는 찾아 볼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아무리 좁은 주택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앞마당에는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차도에는 통행 차량이 인도와 자전거 도로에는 사람과 자전거가 그리고 멈춰있는 차량은 꼭 주차해야 할 곳에 위치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아이치 박람회장을 들어가고 나오면서도 15만 명 이상이 운집한 박람회장 주변 도로의 교통 상황이 지체되거나 정체되는 현상을 볼 수 없음은 어떻게 설명되고 이해되어야 할까?

물론 고속도로와 철로 그리고 공항 등 각종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다지만, 승용차 입장을 못하게 하고 대중교통과 대형버스를 이용토록 한 “원칙”에 철저히 따르는 그들의 국민성에서 기인하지 않았을까?
우리의 현실과 너무도 비교되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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