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3기 의회, 거수기 전락
재선하려면 현안문제가 우선
민선 3기 의회, 거수기 전락
재선하려면 현안문제가 우선
  • 서선택 기자
  • 승인 2005.09.02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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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편지] 서선택 <편집위원장>
출근길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유행가를 듣고 정치인을 떠올렸다.
유행가의 노랫말은 정신없이 바쁜 사람 아니 혼이 나갈 정도로 숨 가쁜 사람을 풍자했다.

구성진 가락과 함께 “소나기는 내리고, 바지춤은 흘러내리고, 망아지는 뛰고, 고무신은 벗겨지고, 똥은 마렵고....”로 시작된 노랫말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필자는 문득 선거시즌이 다가오면서 정신없이 바빠진 정치인인 시의원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시의원들은 개정된 선거법으로 공천장(마패)을 따기 위해 기간당원 확보와 원협 경찰수사, 라온아파트 잔불, 선거법 위반 등으로 정신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서는 3청사를 리모델링해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설계공모를 했으나 여러 가지 특혜의혹이 불거지면서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견제의 화살이 의회로 향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원협사건으로 전체의원이 진흙탕을 뒤집어쓰고 있는 마당에 박물관 문제가 터져 나와 의회의 무형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3년간 여수시의회의 활동을 평가하면서 ‘거수기 의회와 집행부의 2중대’라는 비난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의회는 각종 특위를 구성해 산단의 환경문제 등 지역현안에 대한 문제를 풀려고 노력했지만 3기 의회는 이렇다 할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 의회의 지난 3년은 각종 비리에 휘말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물론 그때마다 갖가지 의혹만 꼬리를 물고 말았지만 썩 좋은 기억은 남기지 못했다.

또한 집행부의 잘못을 꼬집고 대안을 제시하는 생산력있는 의회의 모습도 보이질 못했다는 평가다.

최근 일부 시민들은 표류하고 있는 3기 의회의 현실을 들어 ‘감초의회’라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하고 있다. 이는 각종 사업에 기웃거린다는 말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들린다.

이제 의회는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의원들은 지역현안과 집행부의 견제 감시보다는 내년 선거방식이 바뀌어 어떻게 선거를 치러야 할지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

출근길에 들었던 노랫말을 연상하게 하는 상황이다.
특히 원협부지 변경, 박물관 특혜, 구여수지구 하수관거BTL사업자 선정 등 지역현안에 잡음이 일고 있는데도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는 꼴은 더는 보고 싶지 않다.

의회가 뒤늦게나마 이번 박물관 설계공모 의혹설을 의회 안건으로 채택해 조목조목 따진다고 하니 두고 볼 일이다.

내친김에 의회에 간곡히 부탁한다.
의회는 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거수기 역할보다는 진정 여수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줄 것을 당부한다.

선거에서의 당락은 치밀한 표계산이 아닌 진정으로 지역의 미래를 계획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만이 얻을 수 있는 과실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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