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화학, 경영 실패 하청 노동자에 ‘화살’
남해화학, 경영 실패 하청 노동자에 ‘화살’
  • 박태환 기자
  • 승인 2005.09.02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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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남해화학·항운노조 갈등, 해결책은 없나?
   
최근 남해화학이 대한통운에 상차금액의 80% 인하를 요구하면서 계약해지를 통보하자 대한통운과 노무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여수종합항운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남해화학은 ‘비료산업의 위기로 비상경영체계에 돌입해 있는 상황’이라며 경영의 합리화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항운노조는 남해화학이 제시한 상차금액의 80% 인하는 ‘항운노조원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것이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영 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남해화학은 직접 하역계약을 맺고 있는 대한통운과 이야기를 하겠다며 항운노조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 남해화학과 항운노조와의 갈등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주>

남해화학과 대한통운, 항운노조와의 관계

남해화학과 대한통운은 물류협약에 따른 계약을 맺고 있으며 항운노조와 대한통운은 노무공급협약에 따른 계약을 맺고 파트너로 일해 왔다.

이 같은 파트너 쉽은 남해화학이 여수산단에 공장을 가동한 77년 8월부터 지금까지 30여년동안 지속돼 왔다.

실제로 남해화학이 항운노조가 담당하고 있는 상차부분에 대한 자동상차 사업을 추진했던 지난 95년과 99년에도 남해화학과 대한통운 그리고 항운노조 3자가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왔다.

그러나 이번 남해화학과 항운노조와의 갈등은 남해화학이 30여년간 파트너로 인정했던 항운노조를 더 이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데서 시작된다.

실제로 현재 남해화학은 항운노조를 제외 한 채 대한통운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남해화학 관계자는 “직접 계약 당사자인 대한통운과 협상을 진행 할 것이다”며 “항운노조와 대화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남해화학측 주장

문제의 발단이 된 상차금액의 80% 인하를 주장하고 있는 남해화학은 현재의 상차금액이 타사에 비해 3~4배 가량 높게 책정되어 있어 상차가격의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남해화학 관계자는 “동종 회사인 K화학의 경우 톤당 상차비용이 1300원으로 남해화학이 지급하고 있는 5400원에 비해 4배나 저렴하다”며 “따라서 현행 5400원으로 책정한 톤당 상차비용을 1100원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농지의 축소 농업인구의 감소 정부보조금 폐지 등 국내의 요인과 원재료가의 상승 중국시장의 강세 등 국외요인 등이 겹치면서 비료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며 “경영의 합리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캇라고 이야기 했다.

또 “특히 경영의 합리화를 위해 140여명의 직원을 감축했으며 차량축소 운행, 식당의 아웃소싱 등 경영 합리화를 위한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운노조측 주장

남해화학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항운노조는 “지난 99년 남해화학과 대한통운 그리고 항운노조 3자가 울산과 진해 등 동종업계가 많은 지역에 대한 실사를 통해 톤당 2381원으로 합의한 사항이다”며 “현행 톤당 3176원은 정부가 정하는 철도소운송 요금 인상에 따른 것이다”고 주장했다.

항운노조는 또 “동종업계인 삼성화학 농업용자동차 3710원, 농업용화차 3555원, 동부화학의 3139원에 비해 과다하게 책정된 것이 아니다”며 “남해화학이 상차비에 대한 비교 대상으로 삼은 곳이 어딘지 발표하지 않은 채 상차비의 80% 인하를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남해화학과 대한통운 그리고 항운노조는 주요 사항에 대해 3자가 합의 도출해 왔다”며 “남해화학은 지금이라도 항운노조를 대화의 대상으로 인정하고 성실하게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시민사회 반응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에서는 남해화학이 방만한 경영의 실패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구조조정으로 140여명의 직원이 퇴출당시 남해화학 노조는 “2002년 기업분할 실패와 이 후 사업실패, 투자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사측이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노조가 “농협 퇴출인사를 남해화학 기획본부장에 낙하산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며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남해화학 노조는 이 성명서에서 “경영에 무지한 퇴출 낙하산 인사들이 저지른 각종 사업실패, 투자실패, 분할실패로 인해 1500억이 넘는 회사유보금을 탕진하고, 2002년 휴켐스 분할로 인한 퇴출 낙하산 인사 자리만 만들어 결국 남해화학을 경영위기로 몰고 왔고, 그 책임을 근로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노총 여수지부 관계자도 “경영을 합리화한다면서 노동자들을 퇴출시켰던 남해화학이 대주주인 농협의 퇴출인사에게 주요보직을 주는 것은 무슨 말로 설명할 수 있느냐”며 “남해화학이 앞에서는 경영 합리화를 외치면서 뒤에서는 퇴출인사를 받고 이들을 위해 수 백명의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몰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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