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報恩)은 아름다워라
보은(報恩)은 아름다워라
  • 남해안신문
  • 승인 2005.08.1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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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in] 이상율 <주필>
보은(報恩)은 은혜를 입은 사람이 그 은혜를 갚는 것을 말한다.
옛날에는 보은이 인간의 큰 덕목으로 자리 잡았던 것 같다.

부러진 다리를 고쳐준 가난한 흥부에게 제비가 박 씨를 물어다주어 부자가 되게 했다는 이야기나 불난 숲에 잠이든 주인을 구한 오수 개의 얘기, 秦과 晉의 싸움에서 딸을 개가 시켜 순장을 면하게 한 위과(魏顆)를 위해 노인이 풀을 묶어 이에 걸려 넘어진 두회(杜回)를 사로잡게 하여 은혜를 갚았다는 결초보은(結草報恩) 등이 모두 보은에 대한 얘기인 것을 보아도 그렇다.

이외에도 故事成語에 刻骨難忘(각골난망). 難忘之恩(난망지은). 銘心不忘(명심불망)이라는 구절이 있고 우리 속담에도 '머리털 베어 신을 삼는다''죽어 혼이 되더라도 입은 은혜를 잊지 않고 갚는다''무슨 짓을 하여서든지 잊지 않고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지금 사회는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늘면서 보은에 대한 정신은 날로 희박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보은의 반대말엔 배은(背恩)이란 말이 있다. 배은은 입은 은혜를 갚기는커녕 도리어 해를 끼치는 행위를 말한다.

'남의 은혜를 받고도 배은망덕한 사람에게 개만도 못하다'고 하는 말이 있긴 하지만 은혜를 알기는 해도 이를 갚기는 매우 어렵다.

지난 9일 경기도 평택에서 농사를 짓는 홍한표(73)씨는 자신이 갖고 있던 쌀 250가마는 물론 농협에서 사들인 750가마를 더해 시가 1억 7천만원어치 쌀 1,000가마를 북한으로 실려 보냈다.

홍 노인이 북한에 쌀을 보낸 것은 20여년 전인 1984년 수해로 시름에 잠겨 있을 때 북한으로부터 쌀 5말을 구호품으로 받아 약 두 달 동안 다섯 식구가 겨우 연명을 했던 것을 잊을 수가 없었다.

죽기 전에는 그 은혜를 갚아야지 하고 생각 해오다 최근 북한 동포들의 어려운 실정을 헤아려 식구들과 의논한 끝에 보은의 쌀 1,000가마를 보내게 된 것이다.

이 홍 노인이 불특정 다수인 북한 동포에게 보내는 이 쌀은 보은(報恩)의 본보기요 인류애와 동포애적인 정신이 깃든 장한일로 뭇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적십자병원에는 어려운 환자들에게 써 달라는 편지와 함께 500만원이든 등기우편물 한통이 날아들었다.

올해 70세인 이 모씨는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3년. 배가 아파 동네병원에 갔다가 맹장염 판정을 받았으나 돈이 없어 수술을 거절 당했다.

그래서 국립인 적십자병원에 들려 수술을 간청하기에 이르렀고 당시 전쟁 직후라 예산도 부족하고 병실도 없다고 난색을 표했으나 마침 이씨의 애원을 들은 한 여의사가 “젊은 사람을 살려야지, 내가 책임지고 수술을 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수술 후 10일 동안을 입원 치료를 했고 그러나 입원기간 중 끝내 수술비를 구하지 못하자 야반도주를 할 수밖에 없었던 뼈아픈 과거를 지니고 있었다.

평생을 배은망덕(背恩忘德)이라는 심정에서 시달려오다 “생을 마감하기 전 개인적으로 사회에 누를 끼친 것을 정리하고 싶어 입원비를 갚는다.”면서 “원장님께서 저를 용서하면 편안히 생을 마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적은 편지와 함께 500만원을 보낸 것이다.

이처럼 세상을 살만치 살아온 노인들의 아름다운 보은 실천은 어둡고 침침한 세상에 한줄기 빛과 같은 감동을 준다.

개발 독제에 의해 이룩된 여수 국가산단이 30년 역사를 훌쩍 넘겼다.
공해와 사고로 얼룩져 도시이미지 마저 그르치게 한 이들이 날로 피폐되는 지역과의 상생을 통한 보은은 언제쯤 이루어지게 될까. 자못 궁금하다.

사기(史記)에 승인지차자재인지환(乘人之車者載人之患)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에게 은혜를 입으면 그 사람이 우환을 당했을 때 힘을 써야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보은은 인간의 덕목 가운데 으뜸이고 기업의 평판은 지금 세기의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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