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복원·연구 나서야
정부가 복원·연구 나서야
  • 강성훈 기자
  • 승인 2005.07.28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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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찾은 해양독성학자 오트박사

   
어부출신인 오트(Riki Ott)박사는 알래스카 코르도바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양독성학자이자 환경작가이다. 워싱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조선 전복사고인 엑손발데즈호 사건의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영향을 다루는 시민단체 3개를 공동설립했다. 오트 박사를 만나 씨프린스호 사고와 관련 다양한 의견을 들어본다.

씨프린스호 해양유류오염 사고에 대해 어떻게 알았나?

환경운동연합의 초대로 알래스카에서 내가 경험했던 사실들을 함께 나누고자 여수를 찾게 됐다.

내가 경험한 엑손 발데즈호 기름유출 사고는 15년 전 엑손사 자체 추정 1100만 갤런의 기름을 프린스 윌리암 해협에 유출시킨 사건이었다. 이후 알래스카주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는 유출된 기름의 양이 3배 이상이었다고 밝혀지기도 했다. 엑손사는 1989년 무려 11,000명 이상을 고용하여 총 2100만 시간에 걸쳐 기름을 제거했다.

이 사건은 공중 보건과 환경 보건, 에너지의 미래와 모두 관련이 있다. 지난 16년간 의료과학과 환경과학 분야에서는 석유의 유해성에 관한 새로운 인식이 생겼고, 사회학에서는 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사회적 피해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발생했다.
여수 해역에서 일어났던 씨프린스호 사건 역시 이와 흡사하다고 본다.

시프린스호 사건 엑슨발데즈와 흡사

10년전 사고발생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예상했던 것과 큰 차이가 있었나?

피해가 가장 많았다는 서고지에서 피해 어장 기름을 제거하고 있던 어민의 사진과 당시 겪은 고통을 듣고 내가 겪었던 알래스카 어민들의 모습과 너무도 똑같아 눈물이 났다.

코르도바 지역도 빙하지역으로 배나 비행기로 이동하는 사실상의 고립지역이다. 그러다보니 지역민들이 독립심이 강하다. 하지만 외부로부터 영향에 의해 지역사회전체가 흔들리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내가 겪은 여수의 모습도 이와 흡사했다.

엑손 발데즈호 유출사고와 씨프린스호 사고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이곳도 주민들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몰랐다는 사실이다.
생태계 파계 조사, 복원, 배상 등에 대해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결하고자 했던 점도 한국의 경우와 가장 다른 것 같다.

엑손 발데즈호 사건이 발생하자 정부도 산업계가 이런 사고에 대해 무방비상태라는 사실에 놀랐다. 과거에 업체에 물으면 대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큰소리쳤지만 막상 사고가 발생하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유류유출 인체 영향 미쳤을 개연성 충분

박사는 사고 수습과 조사연구활동에 참여하면서 유출된 기름과 유화제가 당시 기름제거 작업에 참여했던 인부들의 인체에 미쳤을 영향에 대해 나름대로 연구활동을 해 왔다. 일정 부분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공식적인 연구결과도 도출한 것으로 안다. 여수지역도 당시 7백톤의 유화제가 뿌려지는 등 인체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개연성에 대해 말해 달라.

석유 자체로도 굉장히 유독성이 강해 두통 등을 가져올 뿐만아니라 중앙신경계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호흡기질환, 과도 노출로 인한 콩팥, 간, 혈액 등의 손상이 최근에 보고되고 있다.

이런 증상이 석유에 과다 노출로 인해 발생했을 잠재 가능성이 충분하다. 여기에 따른 공식 연구조사자료를 가지고 있다.

여수지역에도 당시 기름유출과 방제작업들을 통해 지역민들의 인체에 악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장기적인 건강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과거 대형 기름유출사고의 경우 환경에 미칠 영향에만 조사와 복원작업이 초점을 맞춰졌는데 이제는 인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조사도 함께 병행해야 할 것이다.

민관산학 참여 법적제도적 예방책 절실

해양오염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할 점이 있다면?

당연히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혹 이런 작업에 또다시 참여하게 된다면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춰서 작업을 해야 한다. 또 사고를 마무리하기 위해 장기적인 피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배상해야 한다.

예방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중요하다. 정부나 기업체의 목소리만큼 지역사회와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가 반영된 예방대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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