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난중일기] 신병은 <논설위원, 시인>
특히 정계, 재계, 언론의 합작으로 야기된 사회총체적 도덕성의 문제이기에 그 심각성이 더하다.
물론 어떤 현상이나 사안도 어느 위치와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해석은 천차만별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문제의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뻔한 사실을 두고 이러니 저러니 하는 것은 쓸데없는 소비일 뿐이기에 어느 의견이 옳고 그르냐를 따지는 것은 이미 무의미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국민의 알권리’와 ‘사생활 보호’라는 두 측면도 법리적 해석에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사실여부 판단을 중심으로 접근해 가야 할 것이다.
정치적 권력은 국민이 부여하는 것이기에 어떤 문제든 국민들의 알권리가 우선 되어야 할 것이며, 특히 그것이 불법적인 행위에 관한 것이라면 개인의 사생활 보호라는 측면은 이미 설득력을 잃어버린 억지스런 주장일 수 밖에 없다,
‘불법 도청이 수사의 대상인갗 하는 문제도 중요하지 않다
국민들은 잘못을 따져 처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 진상을 있는 그대로 알려는 것이다,
그동안 끊임없이 되풀이 되어온 정경유착의 병폐와 이로 인한 사회도덕성과 자본 도덕성의 해이를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되는 국가적 부끄러움이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떨어질대로 떨어진 사회 총체적 도덕성도 회복될 것이다.
문제를 과대 해석해서도 안 되지만 축소 은폐해서도 안 될 것이며 그 실체를 솔직하게 드러내어 한 점의 의혹이 없어야 할 것이다,
역사는 단지 과거를 알려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삶의 지혜로서 미래지향에 그 의미가 있다. 잘못된 역사가 되풀이 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명백하게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몫이다.
결자해지라 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는가.
문제를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길은 당사자들이 고백하고 시인해야 한다.
더 이상 쓸데없는 소비에 시달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리 역사가 늘 그래왔듯이 이 번 문제도 시간을 보내면 해결된다는 비양심적인 모습으로 당사자들이 입을 봉하고 있다면 남북문제와 경제 등 앞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가 더 시급한 시점에서 또 다른 쓸데없는 소비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솔직함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
우리 국민은 죄를 다스리기에 앞서 솔직한 모습에는 늘 관용과 이해로서 아픔을 함께 해왔다.
그러기에 이번 사건을 도덕성과 양심적인 본질을 벗어나지 않는 결자해지의 명쾌한 해결로 아직 양심이 살아 있다는 가느다란 희망을 기대하는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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