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사지로 내모는 ‘국책사업장’
노동자 사지로 내모는 ‘국책사업장’
  • 박태환 기자
  • 승인 2005.07.28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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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관리 허술 현주소 … 건설현장 안전점검 엉망 또 확인

   
▲ 작업인부가 거푸집과 함께 18m 아래로 추락사한 사고 현장.
4천억원이 투입된 대형국책사업장에서 상식이하의 안전관리로 노동자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해 비난을 받고 있다.

국도 17호선 대체우회도로 공사 구간에서 발생한 인부 추락사고는 언젠가는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예견된 사고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사고도 산단에서 발생한 유독가스 누출사고에서 드러난 사고대응체계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나 신속한 대책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형 공사장에 대한 강도 높은 안전대책 수립이 절실 한 것으로 보인다.

■ 사고발생 

< P > 지난 22일 오전 8시 25분경 국도 17호선 대체우회도로 둔덕IC 구간에서 교각 거푸집 해체 작업을 하던 인부가 거푸집과 함께 18m 아래로 추락해 1명이 죽고 1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거푸집 상부에 크레인 인양 와이어로프를 고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부들이 미리 거푸집의 볼트를 해체해 발생했다.

■ 문제점 및 노동계 반응

이날 사고가 발생하자 여수건설노조에서는 “이미 예견돼 왔던 사고가 발생했다”며 공사장에 대한 강도 높은 안전점검을 요구하고 나섰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교각공사의 경우 인부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안전벨트를 교각에 고정을 시키고 공사를 실시해야 하지만 이번 사고 현장은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아 크레인으로 거푸집이 고정된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져야 하지만 크레인으로 고정시키기 전에 거푸집의 볼트를 해체해 발생했다”며 “안전벨트를 거푸집이 아닌 교각에 연결해 두었을 경우 인부들이 생명을 잃는 일까지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안전망 설치위치도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교각공사의 안전망은 거푸집과 연결돼 있어 인부들의 통로로써의 기능을 할 뿐 안전망으로써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이번 사고처럼 거푸집 자체가 떨어져 나갈 경우 인부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안전망이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당연히 거푸집에 안전벨트를 연결했을 경우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라는 것이 공사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와 함께 최근 순천검찰과 노동부가 합동으로 실시한 대형공사장에 대한 안전점검이 형식적으로 실시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실제로 순천검찰과 노동부는 지난 6월 한달간 대형공사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그러나 건설노조가 주장하는 안전교육 미흡이나 안전벨트 착용여부 등에 대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당시 결론을 내렸다.

사고 대응체계에 대해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아침 8시 25분경. 그러나 사업장 감독기관인 노동부와 여수시에 사고 소식이 알려진 것은 오전 11시경으로 사고가 발생한지 3시간이 지난 후였다.

또 경찰에 사고소식이 알려진 시각은 그로부터 5시간 후인 오후 4시경으로 사고가 발생한 후 8시간이 지난 후였다.

■ 노동부 및 사고회사 주장

노동부와 사고회사는 “안전시설은 모두 갖춰진 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노동부는 “안전벨트의 경우 고정된 곳에 연결하면 된다”며 “교각이 아닌 안전난간에 안전벨트를 연결해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중에 있어 안전교육이나 안전관리자 유무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6월 안전점거 결과에 대해서는 “건설현장의 경우 시간마다 공사내용이 바뀐다”며 “당시에는 터파기공사가 진행 중이었다”고 말했다.

사고연락체계 미흡에 대해서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고회사는 노동부에 24시간 안에 연락하면 된다”며 “유관기관과의 연락체계는 아직 만들어 지지 않았다”고 말해 사고대응체계의 허술함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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