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길의 땅이야기] 삼일<9> - 묘도동
[박종길의 땅이야기] 삼일<9> - 묘도동
  • 남해안신문
  • 승인 2005.07.2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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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의 북쪽에 위치한 섬 묘도는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 머물렀던 곳으로 곳곳에 장군에 관한 일화가 전해지며 청동기시대의 고인돌과 조선시대의 목장터, 산성 등 역사유적이 많은 섬이다.

묘도(猫島)는 우리말 이름이 ‘괴 섬’으로 그 동안 고양이 섬으로 알려져 왔다. 고양이 섬 묘도와 함께 주변의 쥐섬(서치도)이나 소섬인 우순도의 이름으로 연상되어 지어진 풍수지리 전설은, 묘도에는 서씨(徐氏)가 살면 해를 입는다는 전설도 전해왔다. 이는 풍수를 곁들인 잘못 전해진 믿음과 쥐 서(鼠)자와 음이 같아서 지어진 이야기다.

고양이 섬으로 알려진 묘도는 실은 고양이와는 관계가 없는 땅이름이다. 묘도의 옛 이름은 ‘괴 섬’이라 하였는데, ‘괴 섬’이란 말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고어(古語)로 굴의 뜻을 가지고 있다.

묘도를 ‘괴 섬’으로 부르게 된 것은 섬의 서쪽해안에 바위굴 ‘괴 입’이 있어서인데 괴 입의 괴를 본래의 의미인 굴로 생각하지 않고 고양이로 생각하면서 한자표기도 고양이 묘(猫)자로 표기한 묘도가 되었던 것이다.

묘도동 사무소가 있는 창촌은 ‘창몰’이란 마을이름을 한자화한 이름으로 이곳에 묘도목장의 관사와 창고의 역할을 하던 좌기청이 있었기에 창이 있던 마을의 뜻인 ‘창 몰’로 불려지게 되었다. 묘도목장의 기록은 세종조인 1445년에 설치된 기록을 비롯하여 동국여지승람과 순천부의 목장사례성책 등에서 그 기록을 엿볼 수 있다.

창몰 창촌에는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조산이란 작은 산이 있다. 조산이란 사람의 힘으로 인위적으로 만들게 된 산으로 풍수지리 때문에 마을의 허한 기운을 북돋운다는 믿음 때문에 만들어지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옛 고분으로 밝혀지기도 하며 농경지나 개천을 만들면서 나오는 흙이나 돌을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묘도의 조산은 정확한 조성경위가 알려져 있지 않다. 마을 서북으로 병선을 숨겨놓았다는 뜻의 선장개란 포구가 있다.

창촌을 지나 묘도의 중앙에서 만나는 묘읍마을은 ‘골개’라고 하던 마을로 이를 고을과 개로 나누어 읍포 또는 읍동이라고 하다가 묘읍이란 이름은 1962년부터 사용하게 되었다.

‘골개’란 지명은 골짜기 마을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고을로 해석하여 이곳에 큰 고을이 있었다는 뜻으로 하여 주민들은 적량부곡의 옛터라고 하는 주장도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기록이나 유물유적이 나타나지 않는다.

묘도의 북쪽포구로 광양을 바라보는 광양포 마을은 ‘갱개’라고 하던 우리말 이름을 광양으로 가는 포구의 뜻으로 바꾸어 광양포 마을이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도독골 또는 도독개라고 불렷던 도독포(都督浦) 마을은 임진왜란 시에 충무공과 진린제독이 이끄는 조명 연합군이 주둔하여 도독포라고 하였다. 도독골이란 땅이름은 여러 곳에 아주 많이 나타나는 땅이름으로 산이나 작은 언덕으로 둘러싸인 골짜기란 뜻이다.

묘도의 도독골도 진린도독이 오기 전부터 ‘도독골’로 불려지다 조명 연합군이 머물고 간 뒤에 그 뜻이 명나라의 장수의 직급인 도독의 뜻으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율촌이나 소라 화양 등에 있는 도독골에도 진린 장군과 관련된 전설들이 전해오며 묘도의 도독포에서 나타나는 진린 도독의 이야기들이 도독이라는 땅이름과 함께 와전되어 나타난다.

온동마을은 ‘왼덜개’나 ‘외돌개’로 불리던 마을 이름을 따뜻한 온돌개란 뜻의 온동이란 이름으로 훈차한 이름이다.

우순도의 서쪽에는 묘도의 고양이를 피해 숨었다는 쥐섬이 있으며 묘도에 인접한 섬으로 ‘소뎅이’라고 부르던 <소당도 designtimesp=24691>와 누렁섬, 똥섬이라 부르던 <황도 designtimesp=24692>가 있다.

소뎅이란 이름은 솥뚜겅을 닮아서 지어진 이름으로 율촌지역에도 전해지는 이름으로 섬의 모양으로 보아서 비슷한 유래를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묘도로 들어가는 뱃길 앞으로 ‘새섬 이라는 작은 섬이 있다.

이를 한자로는 새 조(鳥)자로 표기하여 조도라고 한다. ’새섬‘은 섬 사이에 있는 섬이란 뜻으로 불려지던 것을 음이 비슷한 새가 많은 섬으로 뜻이 변하고 말았다.

장구미 끝으로 이어지는 곳의 ’딴목섬‘은 썰물 때 섬으로 건널 수 있는 목이 생겨서 지어진 이름이다.

최근 묘도는 광양을 지나 남해고속도로와 여수시가 직통으로 연결될 도로망 건설의 경유지로 계획되고 있어 얼마지 않아 묘도의 모습도 많이 변하게 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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