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가스 누출과 재발방지
유독가스 누출과 재발방지
  • 이상율
  • 승인 2005.07.21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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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이상율 <주필>
여수 국가 산단 에서 또 가스누출사고가 났다.

지난 16일 오전 0시께 여수 산단 화인케미칼 분사 공장인 M&N레버러토리 여수공장 생산 라인에서 포스겐 가스가 누출돼 61명이 중독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고로 회사 인근의 LG화학, 금호폴리캠, 금호열병합, 화인케미칼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피해를 입긴 했지만 대형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

이 회사의 생산 라인에서 가스가 누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4년 9월과 12월에 두 차례에 걸쳐 포스겐가스가 누출돼 3명이 사망하고 54명이 중독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으니 이번은 세 번째 사고인 셈이다.

이번 사고는 ODZN의 생산 공정에서 톨루엔이 함유된 염산을 중화처리 하던 중 밸브를 완전히 잠그지 않아 톨루엔에 함유된 포스겐 10리터 가량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스겐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화학무기로 악명을 날린 질식성 독가스다.

공기 1리터당 0.5밀리그램이 퍼져 있는 상태에서 10분만 방치되어도 죽게 되는 가스로 갓 베어낸 건초 냄새와 비슷한 향기를 가지고 있어 자기도 모르게 깊은 숨을 들이쉬게 되고 소량의 흡입에도 폐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몇 시간 후에 폐수종(肺水腫)을 일으켜 사망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사고에서 잠가야 할 밸브를 깜박 잊고 잠그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라면서 인재(人災)로 몰아가고 있다.

중화학 공장의 특징은 위험이 뒤따르는 공정만큼 대부분 자동운영시스템이다.

그런데도 가스 조절밸브가 열린 채 오랫동안 방치 되어있었음에도 경보음 하나 나지 않는 허술한 시스템이었단 말인가.

여기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노동부와 가스 안전공사가 각기 누출된 가스가 포스겐이 아니다 포스겐이 다고 서로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노동부측이 여수 중대 재해 예방센터에서 염화수소일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기자회견까지 하는 것을 보고 참으로 이해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가스의 성분이 포스겐이던 아니던 인체에 유해한 유독가스가 누출된 것은 사실이 아닌가.

사고 발생의 경위를 정밀하게 조사하고 향후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것이 관계 기관이 해야 할 일인데 본말이 전도된 것 같다.

항상 여수 국가 산단 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경위를 공개하고 관계기관과 지역사회와도 정보를 교환하여 사고의 신속한 수습과 재발방지에 노력해야 한다는 반복되는 지역사회의 요구이지만 이번 사고에서도 해당 공장은 사실 은폐에만 급급하고 12시간을 넘기도록 사태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가 전혀 없어 인근 공장 근로자들이 독가스에 그대로 노출되도록 방치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여수 국가 산단 은 지금까지 기름유출, 가스누출, 폭발 사고 등으로 점철돼 여수의 도시이미지를 훼손하고 시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어왔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남도의 산단 관리권의 여수시 이관도 시급히 이행되어야하고 지난해 실시했던 여수지역 산업단지 특별안전점검이 공장별 안전시스템 점검결과에 따른 평가 점수는 물론 회사별 제안 사항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불신의 벽만 높인바 있다.

여수국가산단의 잦은 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이 같은 정보의 공개가 우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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