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인정하는 주제 발굴이 성공 열쇠
세계인이 인정하는 주제 발굴이 성공 열쇠
  • 남해안신문
  • 승인 2005.07.0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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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아이치 박람회 참관기] 환경 ‘자연의 예지’를 찾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민관산학 협의체로 구성운영중인 아름다운여수21실천협의회에서는 선진지 견학 연수를 위해 일본을 다녀왔다.

지난 6월 13일부터 17일까지 4박5일 동안 진행된 연수를 통해 산업환경분야와 교통분야 등에 대한 선진실태를 공부했다.

아울러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추진하는 지역민의 입장에 따라 아이치박람회 현황도 조사해 보고 왔다.

현재 한창 진행중인 아이치 박람회와 관련해 아이치 박람회장 설치과정에서의 환경적인 측면 배려부분과 회장의 사후활용에 대해 알아보고 박람회장의 모습을 스케치한 내용을 소개코자 한다.

아이치박람회가 주제로 내세운 것은 바로 환경. ‘자연의 예지’가 그것이다.

우리는 아이치박람회가 어느 정도 주제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 그리고 주제로 내세운 만큼 박람회 준비과정에서의 환경적 측면의 배려는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고자 했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박람회장 방문에 앞서 먼저 들른 곳이 박람회를 준비했던 아이치현이다.

   
우리의 행정구역과 비교한다면 도에 해당하는 아이치현에서 박람회 추진국 의전감을 비롯한 8명의 공무원으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듣고 궁금한 사항에 대해 질의응답도 가능했었다.

현의 설명과 직접 박람회장을 둘러본 결과 전반적으로 아이치현은 환경이라는 테마를 전달하기위해 준비과정에서부터 박람회장 설치에까지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 등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실제로도 많은 부분을 현장에 반영시키고 있었다.

환경분야에 대한 고민은 준비 과정에서부터 시민과 관의 협력속에 추진됐다.
시민의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현과 함께 고민을 했는데 이들 의견들이 상당부분 전폭적으로 반영이 된 부분이 관심을 끌었다.

세토 회장을 설치하면서 아이치현이 2000억원을 투입해 부지를 매입하고도 이 부지의 15%만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그 좋은 예다.

사연인즉 부지를 구입해 개발하는 과정에서 개구리 서식처, 잠자리 보존구역, 매 서식처 등이 발견되자 시민들이 이 서식처를 지켜야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고 아이치현도 사들인 부지의 15%만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시민들의 주장과 관의 협조적인 자세가 상당히 의미 깊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박람회장을 보면 환경을 주제로 하는 만국박람회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일본만이 주제인 환경에 대해 고민한 듯 보일 정도다.

관람객의 주요 이동로가 되는 글로벌 루프가 약 2.5킬로미터 정도 설치돼 있는데 모두 나무재질이다. 나무재질이 아닌 곳은 톱밥을 섞어 만든 재질로 통행로를 만들기도 했다.

나무 바닥은 아무래도 시멘트나 콘크리트 바닥보다는 걷기에 덜 피곤한 느낌이 들어 이중의 효과를 가져 오는 듯 했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전력을 공급하는 시설도 눈에 띄는데 규모가 큰 것은 330kw까지 생산해 낼 정도다.

태양광과 함께 자연에서 얻고 매우 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 수소를 이용해 연료를 만들어 이용하기도 했다.

주 회장인 나가쿠테 회장과 세토 회장을 연결하는 두 가지 교통수단중 하나가 연료전지버스다. 나머지는 곤돌라(케이블카).

이중 연료전지버스는 수소 연료를 이용한 버스로서 승차결과 소음이 매우 적고 무엇보다 대기오염이 없다는 부분이 친 환경부분을 강조하고 있었다.
선진국간에 이뤄지고 있는 수소확보 전쟁에서 일본은 상당부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이밖에 식당쓰레기를 발효해 가스를 만드는 시설과 플라스틱, 나무를 태우는 연기로 가스를 발생하는 시설 등 다양한 연료전지를 사용한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두 시설을 더해서 2200kw의 전력을 생산해 일본관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코몬5 지역에 대한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지붕위에 치탄을 발라 물방울이 맺히지 않고 흘러나가도록 해 이 흐르는 물이 온도를 식히는 역할을 함으로써 냉방전력을 절약하는 아이디어도 눈길을 끌었으며 길이150m, 높이 15m 크기의 녹화벽 '바이오렁'이라는 시설물도 녹지의 소중함을 전달하고 있다.

   
박람회장에는 다양한 국가의 고유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있는데 이 식당에서 사용하는 식기는 모두 옥수수로 만든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약 1천만개에서 2천만개에 달하는 식기는 사용후 음식쓰레기와 함께 퇴비로 활용된다. 이 퇴비는 또다시 야채를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된다.

주차장에서 박람회장 입구까지 꽤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설치한 무빙벨트는 타이어를 분쇄해 벨트로 만든 것. 이외에도 곳곳에 설치된 드라이 위스트라는 시설은 작은 물분자를 흩뿌려서 시각적으로 시원함을 유도하고 주변에 온도를 떨어뜨린다고 한다.

아이치현이 박람회 유치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가장 깊은 고민을 했던 부분이 박람회를 통해 내세울 주제였다.

이 과정에서 아이치는 세계인이 인정하는 주제를 내걸면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고 고민 끝에 도출된 주제가 환경이었다. 결과적으로 환경이라는 주제는 유치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박람회 현장을 둘러본 결과 일본은 환경이라는 주제를 제대로 부각시키기 위해 다양하고 충실하게 준비했다는 느낌을 주고 있었다.

아이치 박람회장을 보고나서 스스로도 다행스러운 것은 2012세계박람회를 준비하는 우리지역 역시 유치할 경우 어떤 주제라도 그들 이상 훌륭한 박람회로 충분히 성공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을 가진 것이다.

그 배경에는 주제 반영에 고난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정도는 아니었다는 사실외에도 BIE 실사단이 방문했을 당시 봤던 우리지역민의 정성과 열정어린 모습들이 수많은 일본인 관람객들로 붐빈 박람회장 위로 또렷이 스쳤기 때문이다.

이강재<편집위원회 간사, 아름다운여수21실천협의회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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