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계획, 반대 직면 … 골머리
통합계획, 반대 직면 … 골머리
  • 강성훈 기자
  • 승인 2005.07.09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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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내부 뒤늦은 반대 여론 심화
의대 교수협, 한의대 설치 절대 불가
여수대-전남대간 통합계획서가 교육부에 제출된 가운데 전남대 구성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실질 통합 과정의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 같은 사실은 통합논의의 기본 조건이었던 구성원간 충분한 의견 수렴도 되지 않은 졸속 추진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어 향후 통합 전개과정에서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추진된 대학간 통합논의 과정에 있어 상당수 대학이 실패 원인으로 구성원간 충분한 의견 수렴 부족의 이유를 지적하고 있어 여수대-전남대 통합논의도 내부 반발에 밀려 좌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전남대 학생회가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배제한 채 진행됐다며 27일 교육부에 항의 서한을 제출하는 등 통합에 대한 강한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들과 의대 동창회가 여수캠퍼스에 한의대를 설립하는 통합안을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들에 따르면 최근 ‘전남대-여수대 통합양해각서에 대한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두 대학간 통합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 여수에 한의대를 신설한다는 통합계획은 무효이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국립대 내에 한의학과 설립은 서울대와 충남대 등 모든 대학이 수용을 거부했고 한방과 현대의학의 일원화에 역행하는 처사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교수들은 또 “두 대학이 통합되더라도 여수에 한의과 대학을 설립하는 것은 반대하며 한방과 현대의학의 융합은 당사자인 의과대학이 제시하는 로드맵에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수들은 이어 “통합직전 설문조사는 통합여부에만 초점을 두었을 뿐 구체적인 방안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통합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전남대 의대 총동창회도 지난달 29일 성명서를 통해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회의의 의결사항인 한의대 설립 반대의견을 전폭 지지한다”며 “국립한의대 설치문제는 국가의료체계의 선진화를 위한 역사적 통찰이 전제돼야 하는 것으로 이 문제가 전남대와 여수대 두 대학의 통합 전제조건이라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창회는 특히 “한의학이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학문이 아니라는 의구심은 여러 과학자와 역사가들의 일관된 견해”라며 “전남대는 과학적 합리성을 확보한 뒤 한의대를 설치하는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립 전남대학교에 한의과 대학 설립으로 전남대학교와 전남의대의 전통적 과학연구정신의 실추와 지식인 사회로부터의 멸시를 감내할 수 없음을 천명한다”며 “대학의 운영진은 서울대와 충남대 교수들이 일관되게 반대한 한의대 설립문제에 대하여 깊이 있는 연구를 하여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전남대의 내부 반발이 이어지면서 지역사회에서는 통합 실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모씨(학동. 주부)“양대학 모두 충분한 의견 수렴과 면밀한 연구분석이 뒤따른 통합 논의가 이뤄졌어야 함에도 졸속으로 추진해 결국 이같은 결과를 빚고 있다”며 “대학발전과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진정한 통합이 아닌 구성원간 잇속 챙기기에 급급한 결과가 아니냐”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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