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재조명 통한 과거사법 마련 성과”
“여순사건 재조명 통한 과거사법 마련 성과”
  • 강성훈 기자
  • 승인 2005.07.01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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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0주년 맞은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이영일 소장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면서 지역민과 함께하는 문화공연, 정치지형변화에 대한 여론분석 등 다양한 기념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소의 10년을 평가해 달라.

연구소가 창립할 무렵인 10년전 한국 사회의 운동 정치지형은 민중운동이 급격히 퇴조하면서 시민운동이 전면에 나서게 됐다. 이를 전후로 NGO가 전국적으로 다양하게 생겨났다.

연구소도 이런 시대 흐름의 한쪽에서 창립이 이뤄졌다. 당시 지방자치연구소 형태로 출발했다. 하지만 97년 선거를 계기로 각 연구소의 대표격 인물들이 대거 선거 참여해 낙선하면서 문을 닫게 됐다. 60여개에 이르던 지방자치연구소는 10여개 안팎으로 줄었다. 당시 10여개 연구소 가운데 하나가 여사연이다.

한차례 혼란을 겪고 나서 새롭게 고민한 것이 체제와 정세 변화에 구애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조직의 필요성이었다.

이에 연구소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먼저 지역의 역사를 재발굴하고 재규명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둘째 과학적 정세분석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끝으로 자본과 노동의 올바른 이해관계를 통해 사회구조의 진단이 가능하리라 본다.

결국 연구소는 인문사회과학연구소로서 탈바꿈을 시도하게 됐다.
하지만 지역에 위치하다보니 인재풀의 어려움을 겪어왔다. 3가지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전문인력과 현장에서 실천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실무진의 부족이다.

이 문제점을 보완할 대안으로 지역사문화연구분과로 출발해 지역사료의 재발굴과 재조명 작업을 시작했다. 95년 6월 지역사 가운데서 ‘여순사건’이 현대사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를 무시하고 지역의 정체성을 찾고, 현실문제를 진단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즉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경제의 낙후성, 전문 경영인의 부재, 뛰어나 정치지도자의 부재 등의 문제가 결국 역사단절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소에서는 97년부터 현대사부분 여순사건 연구분과를 만들고 본격적인 역사 재조명 작업에 착수했다.

지역내 유일한 인문사회과학연구로서 위상 정립

비슷한 시점에 사회 통계학적 관점에서 과학적 정세분석을 통해 지역사회 변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사회 조사팀을 조직했다.

앞선 두가지 영역은 어느정도 자리매김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분야에 대한 연구활동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들어 1년여간의 준비작업을 통해 지역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여수산단의 지역기여도에 대한 보고서 작성을 마쳤다.

자료의 빈곤과 접근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의 경제를 고민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완성했다는 데 의미부여를 하고 싶다. 이를 계기로 연구소가 지역경제분야의 흐름을 분석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보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문연구인력·현장활동가 부재는 풀어야 할 과제

언급했듯이 10여년간 일정부분 조직의 변화틀 속에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왔다. 10년 사업 가운데 가장 큰 성과라면 무엇인가?

총체적인 시각에서 접근했을 때 성과물이라고 한다면 지역의 인문사회과학연구소서 위상정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사 문화분과의 활동결과 지역의 모든 향토자료를 발간할 수 있는 역량을 축적했고, 98년부터 시작된 여순사건 재조명을 통해 8년여만에 과거사법 관련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10주년을 맞은 올해 여수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자료들을 모은 자료실 구축, 시민들과 함께하는 문화공연, 지역언론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 분석 등 다양한 사업들을 준비중이다.

어려움 또한 많았을 것으로 본다. 어떤가?

각 사업 단위를 이루는 전문가와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현장에서 실천에 옮겨 줄 인재의 부족 때문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점이 아쉽다.

연구소로서 위상을 갖추기 위해 전문연구원이 배치되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고 있다.

또한 운영자금을 기금조성이 아닌 매년 만들어서 하다보니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업이 많다.

연구소만의 색깔은 무엇인가?

NGO가 모두 그렇게 돼야 겠지만 전문성을 갖추었다는 점이 연구소만의 색깔이라고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향후 과제는 ?

우선은 지역의 인문사회과학연구소로서 위상을 확고히 다지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다음으로 지역 사회시민단체들이 각 단체의 사업에 매몰돼 시정 한 분야에만 전념하지 못하는 구조를 안고 있다.

시정만 일관되게 평가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독립적 조직이나 단체가 구성이 된다면 적극 지원할 것이다.

이는 연구소만의 힘으로는 어렵다. 타 단체나 시민들 가운데 시정과 지방자치 발전에 관심있는 이들이 주축이 돼야 한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성숙한 시민사회가 되려면 자기가 관심을 갖는 영역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단체에 후원을 통해 관심을 갖는 것이 작은 실천이라 생각한다.
시민사회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해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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