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으로 되찾은 건강
마라톤으로 되찾은 건강
  • 남해안신문
  • 승인 2005.05.23 1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살며 사랑하며] 김향춘
   
"엄마! 건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가 건강하시다는 의사선생님 말씀들으니 엄마한테 고마운 마음이 들어 자꾸만 눈물이 나요"

어제 서울대병원 의사선생님으로 부터 제 건강진단 결과를 알려주며 딸아이가 보낸 문자멧세지입니다. 자식자랑 팔불출이라지만 사실, 저 딸아이가 너무너무 고마워서 많이 울었습니다.

"눈물많고, 情많고 겁많아서" 三多의 女子라고도 불리는 사람이니 오죽했겠습니까?
왕언니가 건강하다는 말에, 남보다 심폐기능이 좋다는 그 말이 믿기지 않을 만큼 신기해서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울었다니까요*^^*

진작부터 한번쯤 종합검진을 받고 싶었지만 사실, 검진비용이 100만원이 넘는 거금이라 선뜻 엄두를 낼 수 없었는데 서울대병원 종합검진이라는 어버이날 선물치곤 눈물나도록 고맙고, 행복한 선물을 딸애로 부터 받게 되었습니다.

딸아이 말은 회사에서 부모들도 종합검진을 해준다고 합디다만 짐작컨대, 회사에선 기본적인 검사비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딸애가 어버이날 효도 선물로 기획(?)하지 않았나 싶더라구요.

이른 아침, 검진을 위해 서울대병원으로 향하면서 딸애에게 한 가지 약속한 게 있습니다.
이번 검진결과가 좋으면 더 열심히 운동해서 다시는 안 아프도록 하겠다구요. 하지만 은근히 겁도 났습니다.

아시다시피 저 남보다 많이 아팠던 사람이잖아요. 그러니 아무리 그동안 열심히 운동했다 하드라도 신체적인 열세를 다 극복했다고는 장담할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검진결과는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저 한창때인 학창시절에도 심폐기능이 남보다 약하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하물며 남과 대화도 할 수 없을 만큼 기침이 심한 중증 천식환자였고, 50대 중반의 여자잖아요.

그런데 제가 심폐기능이 남보다 좋고, 몸에 있는 지방이 나쁜 지방보다 좋은 지방이 더 많다는 겁니다.

저희 친정쪽 형제 중에 심장병으로 사망한 경우가 있어 나도 혹시 심장질환을 갖고 있지나않을까 늘 염려스러웠는데 희한하게도 저는 심장병 걸릴 일 없다고 합니다.

제가 달리기를 하지 않았다면....여러분을 만나지 않았다면 막간(?)인생 50대 중반의 여자가 어떻게 심폐기능이 좋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겠습니까?

이건 말그대로 기적이지요, 기적!
제가 달리기를 하지 않았다면 죽었다 깨어나도 들을 수 없는 말 아닙니까?.

딸아이의 전화를 받는 순간, 그 누구보다 김광중 회장이 먼저 생각났습니다.

"저 여자가 김향춘이 맞아?"할 만큼 병고에 시달리느라 우습게 변한 저를 찾아와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며 "누님! 제발 운동 좀 하씨요, 달리기를 못허겄으면 그냥 쉬엄쉬엄 걷기라도 해보란 말이요" 하며 애터지게 운동하기를 권하던 모습, 그때만 해도 저는 건성으로 "그래, 퇴원하면 운동하도록 노력할께"했지만 다른일엔 다 부지런해도 운동하는 일에는 게으르기 짝이 없는 사람인지라 설사 운동을 시작한다 하드라도 꾸준히 할 수 있을지는 도저히 확신이 안섰습니다.

그러나 내 몸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고 천식 치료차 다닌 전남대병원 담당의사는 대상포진때문에 정기검진을 올 수 없었고, 병원에 입원했었다는 제 얘기에 만약 대상포진이 재발한다면 그때는 전반적으로 제 몸 상태를 점검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말은 곧 제가 죽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지요. 그토록 고통스럽고 힘겨운 시간을 보낸 후 시작한 운동입니다.

운동을 시작하고 어느 정도 몸을 추스리게 되자 나도 여러분처럼 달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함께 주로에 섰지만 참 내, 5분도 못달렸는데 제 가슴이 터질 것처럼 아픈 거예요.

여러분들 다 10킬로 뛰고 하프 뛰는 것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는 내 주제에 5킬로를 뛴다는 것 만으로도 가문에 빛 날 일이라고 자위했더랬습니다.

우리 경주 金氏 집안에 5킬로라도 마라톤이라고 한 사람은 저 밖에 없으니까요*^^*
그랬던 제가 10킬로를 완주하다니....이거 신문에 날 일 아닌가요^^*

10킬로를 완주하던 섬진강마라톤대회 때 혹시 제가 중간에 주저앉을까봐 노심초사하며 함께 달려 준 춘남 옵빠, 그리고 여상호 재무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 인사 올립니다.

이 모든 것, 나이 먹었다고 내치지 않고 변함없는 마음으로 사랑해주시고, 항상 용기주시며, 자신감을 심어주신 우리 여수시청 달사모 회원여러분들의 덕분입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꾸~뻑~~!!!

어제 딸아이의 전화를 받고 너무 기쁘고 행복해서 자축하는 의미로 치킨과 맥주를 준비해 제 일터의 동료들에게 한 턱 쐈습니다.

얼마나 혼자 신났던지 오후 내내 벙글벙글 했다니까요*^^*
맨날 골~골 하던 왕언니가 심폐기능이 남보다 좋다.

이거 얼마나 신나는 일입니까?

제 동료들은 당연한 듯 "그렇게 열심히 운동했는데 심폐기능이 좋지 그럼 안좋아?"합디다만 그건 왕언니의 과거(?)를 몰라서 하는 말이지요.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겨운 투병생활이었는데요.

고맙습니다, 여러분!!

여러 회원들이 보내준 성원에 감사하는 일은 더 열심히 운동하고 더 많이 감사하면서 지금보다 더 건강해지는 일이라는 거...잘 압니다.

여러분들의 격려와 사랑,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운동해서 지금보다 더 건강해지도록 노력할께요.

여수시청 달사모 회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