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 정치적 계산 배제돼야
박람회, 정치적 계산 배제돼야
  • 서선택 기자
  • 승인 2005.05.03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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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편지] 서선택 <편집위원장>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남동부와 경남서부권을 포함한 각계 각층의 대표 7백여명으로 여수시유치위원회가 구성돼 범국민적 유치활동에 나섰다.

이번 여수시유치위는 과거의 동네 위원회의 이미지를 벗고 국제적인 이미지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여수시유치위원장으로 선출된 곽영훈씨는 경실련 상임집행위원, 환경운동연합 지도위원 등을 맡아 활동해 왔고 21C 선진국가 경영기획 위원장, 사람과 환경그룹 회장, 세계시민기구 총재 등을 맡아 일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여수시민들은 이번 유치위원회 구성을 지켜보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보내고 있다.

한마디로 정부가 특별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유치가 될 것인지 의문이다는 반응이다. 또 유치위 구성도 위원장이 선출되었다고는 하지만 정치인들이 내년선거를 앞두고 가만히 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질적인 임원 선출에서 지역의 터줏대감격인 인사들의 기득권 다툼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자칫 일할 사람보다 잿밥에 눈먼 사람들을 위한 위원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박람회는 여수의 마지막 희망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세계박람회 유치는 최근 10년 동안 대규모 국제행사가 없었던 탓에 그 의미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행사 유치를 위해선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절실하다. 세계박람회는 지역만의 축제가 아닌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려 있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달 여수시의회가 '2012여수세계박람회’성공 유치를 위한 ‘2012여수세계박람회 지원 특별법’입법 청원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는 지난 2002년 유치 실패를 거울삼아‘반면교사’로 삼겠다는 의지다.

사실, 2010세계박람회 유치 실패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 유치 후 투자’ 정책이 빚어낸 산물이다. 지역의 접근성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하고, 숙박·문화시설 등 인프라 구축없이 BIE 회원국의 지지를 얻어내겠다는 것은 한낱 욕심에 불과했다.

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열악한 SOC가 발목을 잡고 있고, 호텔, 컨벤션센터 등의 편익시설 완비도 큰 과제다. 화양지구에 조성중인 국제관광단지가 박람회 유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는 보이지만, 서부권의 J프로젝트로 역량분산에 따른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결국 지금과 같이 입으로 하는 유치는 국제행사를 따내기도 어렵지만 결정이 됐다고 해도 역부족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최소한 오는 2008년, BIE 실사전까지는 확충돼야 한다.

세계박람회가 유치될 경우 관람객 1,500만명, 부가가치 5조4,000억원, 고용창출 15만명에 달한다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왔다. 국가적 이미지 제고는 물론 경제성까지 갖추고 있기에 유치전 또한 치열 할 수밖에 없다. 정부차원의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참여정부를 비롯한 정치권의 적극적인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지역의 지도자들은 각 정당의 정책 책임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행사(가칭, 2012년 세계박람회 정책 토론회)를 준비해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
또 여수의 마지막 희망인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이 내년 지방선거에 이용되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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