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의 사회적 책임
  • 남해안신문
  • 승인 2005.04.2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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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이영일 <본지 논설위원, 여수지역사회연구소장>
   
작년 여수 경제는 말이 아니었던 것 같다. 여수산단의 노사분규로 인해 지역경제가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에 모 기업의 CEO를 만난 적이 있다. 경제인은 아니었지만 관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눈 것을 기억한다.

상당히 의미있는 만남이라 생각들어 그 후로 나는 이 만남을 ‘짧은 만남 긴 인연’이라 생각했다. 이를 경제와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만 추려보고자 한다.

여수산단의 지역경제 기여도와 관련한 이야기이다. 지역의 실물경제나 다름없는 여수산단의 물품 구매액과 공사 발주액이 2001~2002년 평균 4,200억원이었으며, 2003년에는 무려 1조원에 달하였다.

말하자면 지역경제에 4,200억원 내지는 1조원의 시장이 형성되었다고 보아지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수 경제는 말이 아니어서 곧 바로 자금 분석을 해보았다.

결론은 이 자금이 지역경제에 형성되지 못하고 역외 유출이 되고 있는 것이었다. 문제는 지역의 기업들이 기술 수준의 전문성이 떨어져서 외주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것이었다.

전문성이 떨어지면 지역경제의 대계를 위해서 지역기업의 장기적인 육성계획을 갖는 것이 지역공동체가 아니냐고 반론을 제기하면서 깊은 고민을 하자고 했다.

자조 섞인 이런 말도 회자되고 있다. ‘여수 부자, 2대를 못 간다’는 말이다. 듣기 나름이겠지만 자존심도 상하고, 상당히 뼈 아픈 이야기로 들린다.
이는 전문적인 경영능력이 떨어진다는 말에 다름이 아닐 것이다. 지역 상공인은 지금부터라도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기술 개발을 통해 전문 기술능력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말이다.
최근에 여수 상공인 조직의 대표격인 사람이 지역이 아닌 타 지역에 600억이라는 대규모 골프장 투자를 한다는 데에는 아연실색, 다시 할말을 잃는다. 그토록 사람이 없는 것인가?

자본주의에 있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경제로 말한다. 1차적으로 이윤을 창출하여 자사의 노동자에게 재분배하고 시설장비를 개선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기업의 윤리 차원에서 사회환원사업에 대한 책임을 지어야 하는데 이는 여수산단의 대기업뿐 아니라 지역기업도 이제는 예외가 아닌 것 같다.
현재 국제사회의 경영추세는 당장 2008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기준을 시행하기로 결정한 것이 그것인데, 그동안 기업은 자선 성격의 사회 공헌에 주력해 온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기준은 투명·윤리경영, 인권·노동·환경에 대한 책임, 반부패 등 포괄적 내용을 담고 있어, 이 기준에 못 미치는 기업은 국제거래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지역사회에서 상공인의 역할은 생각보다 막중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테면 경제력 저하는 인구 감소로 이어지며, 이는 곧 정치력의 약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민주화 시대에 걸 맞는 지역 상공인들의 건강한 사고와 균형있는 감각을 위해 NGO에 참여하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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