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길의 땅이야기] 쌍봉3
[박종길의 땅이야기] 쌍봉3
  • 남해안신문
  • 승인 2005.04.1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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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장에서 많이 보는 학과 용은 그 아름다운 자태와 더불어 자연을 다스리고 장수하는 동물의 상징으로 예로부터 우리선조로부터 사랑받아온 영물이다.

학용동(鶴龍洞)은 학(鶴)이 많이 살았던 마을 학동과 용처럼 생긴 지형 때문에 ‘용 터’라고 부르던 용기마을의 이름에서 한자씩을 취해서 지어진 마을 이름으로 1914년에 처음 만들어진 마을 이름이다.

옛 쌍봉면 시절부터 면의 중심 마을이던 곳이 여천시를 거쳐 통합여수시청이 위치한 동으로 발전하여 왔으며 옛 지명들로 웃장, 아랫장, 가마등, 마누등, 등의 이름들이 전해지지만 도시화로 인해서 거의 잊혀졌다.

한 때는 지금의 동사무소 앞으로 보이는 고목나무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배들이 정박하고 이 부근에서 석보장이 열렸다하니 당시의 상황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상전벽해란 말이 실감날 만 하다.

시전동(枾田洞)은 시목(枾木)과 기전(基前), 선소(船所)마을을 합쳐 만들어진 동으로 이곳 역시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만들어진 동(洞)이다.

시목마을은 마을에 감나무가 많아서 ‘감나무 골’ 이라고 부르던 이름을 감 시(枾)와 나무 목(木)으로 훈차(訓借)하여 지은 이름으로 고려시대부터 소금을 만들던 조해소가 있던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을 남쪽에 있는 망마산은 임진왜란 때 충무공께서 말을 훈련했던 장소로 전해오고 있으며 정상의 고목은 충무공의 지팡이가 자라나서 크게 되었다는 전설로 전해져 오고 있다.

고지도에는 국가의 전란 시 망을 보던 요망소의 한 곳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서 ‘망마산’이란 이름은 망을 보던 산‘망메(망뫼)’가 변한 이름이 아닐까 생각된다.

기전마을은 ‘터 앞’이라고 부르던 마을 이름을 한자로 고쳐놓은 이름이다. 다른 이름으로 들몰이라고도 불렸다. 마을 동쪽 고락산(鼓樂山) 아래의 골짜기를 ‘둥둥골’이라 하였는데 골짜기에 들어서면 둥둥둥 하는 땅울림이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고락산의 이름도 살펴보면 북을 치고 논다는 뜻이니 ‘둥둥골’이란 이름을 의역한 땅이름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신기동은 여수산단의 확장과 더불어 새로운 택지의 조성과 함께 생겨난 ‘새터’를 훈차하여 신기동(新基洞)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신기동 동쪽의 민드래미 고개 북쪽 등성이에 있는 골짜기 ‘수문(숨은)골’ 주변에는 수문성(水門城)이라는 산성이 이 땅을 지켜온 선조들의 흔적을 전해준다.(그 동안 알려진 계함산성을 수문성으로 바로잡음)

선소마을은 배를 만들던 마을에 붙여졌던 땅이름으로 많은 마을들이 그 모습을 잃어버렸지만 이 곳은 지금도 옛 마을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

1980년 명지대학교 발굴조사를 통해 거북선을 만들었던 장소 중 한 곳으로 확인되었으며 당시의 군선들이 대기하던 굴강과 병장기를 제작하던 풀뭇간 등이 복원되어 학생들의 훌륭한 체험학습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선소 마을에는 빼놓을 수 없는 민속자료로 벅수가 있는데 마을 입구와 굴강 그리고 옛 마을 진입로가 있는 산등성이에 6기나 전해지고 있어 수군의 전함을 만들던 마을답게 마을 지킴이로서의 벅수를 세웠던 옛사람들의 정신을 엿볼 수가 있다.?

'곰칭이' 또는 ‘곰쳉이’라고 부르는 웅천동은 예전에는 고음천(古音川)이라는 한자로 표기하기도 했던 마을로 웅천이란 이름은 순 우리말 ‘곰쳉이’를 ‘곰’은 웅(雄)자로, ‘쳉이’는 소리나는대로 천(川)으로 표기하여 지어진 마을이름이다.

‘곰쳉이’의 뜻을 옛말에서 그 뜻을 찾아보면, 바닷가나 강가의 움푹 들어간 곳에 많이 쓰이던 말인 ‘곰’은 공주의 옛 이름인 ‘곰나루’나 화양면의 ‘곰골’ 등의 예에서 볼 수 있다.

여기서 ‘곰’은 ‘곰탁’ 이나 ‘굼턱’ 등의 우리말에 그 의미들이 남아있는 뜻으로 후미진 곳이나, 바닷가나 강가에서 안쪽으로 들어간 지형에 쓰이는 이름말이었다.

곰칭이 웅천의 이름을 정리해 보면 바닷가에서 들어온 냇가 지형이어서 ‘곰 내’라고 한 것을 ‘고음천(古音川)’이라 하였고 이를 다시 웅천(熊川)이란 한자로 표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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