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역동적인 조직 만들어야
여수시, 역동적인 조직 만들어야
  • 남해안신문
  • 승인 2005.03.1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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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한창진 <논설위원, 여수시민협 상임공동대표>

   
여수에서 최대 조직은 시청 공무원 조직이다. 과거와 달리 채용에서부터 승진에 이르기까지 전적으로 여수에서 이뤄진다. 모든 공무원은 자기 능력을 제대로 평가 받아 적절한 대우를 받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원하는 보직으로 전보되고, 승진해야 할 때 승진하는 것이다.

특히 승진은 급여가 달라지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없다. 따라서 계급사회인 시청 공무원 조직은 선출직 시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고객인 시민을 감동시키려면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가 보장되어야 한다.

인사는 입장이 다른 상대가 있어서 어떻게 해도 불만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인사 제도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인사권자인 시장이 바뀌면 또 바뀐다는 것과 청탁과 줄서기에 의해서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불신이 많다.

물론 ‘여수시지방공무원인사관리규정’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인사운영 기본계획을 세워서 운영하고 있다. 인사예고제와 다면평가제, 전입후보자명부 작성 등을 보면 크게 문제가 없게 보인다.

근무성적과 포상, 업무성과, 실적가점 등은 보직과 연관성이 높다. 소양고사와 전입고사뿐만 아니라 올해부터 도입하여 행정자치부에서 위탁 실시하는 5급 일반 승진 시험 등은 업무 중에 시험공부를 할 수 있어 마찬가지다.

시민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회복지과, 교통행정과, 허가민원과, 도로과, 건설과, 도시미화사업소 등을 비롯하여 과거에 힘깨나 쓰는 부서로 알려졌던 총무과, 회계과, 기획예산과 까지도 격무 기피부서라는 자료가 반증을 한다.

잦은 행사로 야간과 주말, 휴일에 근무하면서도 시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문화·예술·체육·관광 분야 공무원들도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이렇게 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업무 수행 난이도와 상관없이 보직에 따라 근무성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온정주의, 우리 사회 정서 때문에 근무성적평가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창의적인 제안을 해도 보상받을 길이 없는 현행 제도 아래서 누가 격무에 시달리겠는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대안이 있겠지만 현행 담당(계) 중심 행정에서 운용의 탄력성이 있는 과 중심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은 자칫 계장까지도 결재권자가 되어서 손을 놓을 염려가 있다.

또, 전문성을 무시하고 생소한 보직으로 파격 인사를 할 수 있는 행정직의 직렬 세분화 검토가 필요하다. 그 분야에서 결원이 생기면 그 분야 공무원이 승진 임용되는 제도를 통해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지금처럼 무조건 용역을 줘서 책임을 회피하면서도 성과 위주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모순은 극복되어야 한다.

인사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자체 기획단을 만들어서 실정에 맞는 제도를 만들고, 공청회 등을 통해서 확정을 짓는 것이 한 방법이다. 또, 인사 작업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각 부서에서 추천된 인사실무위원들이 서류 확인 작업을 한다.

인구 24만 5천명인 목포시의 공무원수는 1,000명인데 비해 인구 30만인 여수시는 정규직만 2배 가까이 되는 1,700명이다. 인구는 줄어들어도 매년 공무원 수는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시민들은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받는다고 느끼지 않는다. 조직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므로 외부 전문 컨설팅 기관에 용역을 주어서 대대적인 조직 진단을 해볼 필요가 있다.

고도의 행정 서비스로 시민과 기업을 감동시키지 않고서는 인구 유입은 불가능하다. 시청 공무원은 시청사를 운영하는 조직이 아니라 여수시 전체를 운영하는 ‘여수시주식회사’ 임직원으로서 주주인 시민들로부터 객관적인 성과 평가를 통해 보상과 제재를 받아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이번 3월 정기 인사가 공무원 조직의 역동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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