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발전 입으로 할 것인가
여수발전 입으로 할 것인가
  • 서선택 기자
  • 승인 2005.02.17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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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편지] 서선택 <편집위원장>
참여정부 출범 후 각 자치단체들은 앞 다퉈 정체성 찾기와 이미지 재고를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인근 순천시의 경우 교육과 맞물린 인성을 중심으로 한 도시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으며 광주는 문화예술과 인권도시를 표방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여수시의 도시이미지와 정체성은 무엇일까?

아마도 아름다운 항구라는 도시이미지를 부각 시키고자 하는 듯하다.
하지만 시민들로부터 동의 받지 못한 고립된 정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더욱이 호국도시의 정신적 주체인 거북선 등 임란유물까지 모두 타 자치단체에 빼앗기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
그 까닭을 애써 찾는다면 통합이후 지도자들의 역사의식 결여와 무능함을 꼽을 수 있다.

또 지역의 백년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할 사안까지도 자신들의 정치적인 술책에 이용하는 잔꾀도 부렸다는 평가도 들려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여수시의 CI를 거북선에서 다도해로 바꿔 호국의 도시라는 정체성을 실종시키는 결과를 나았다.

최근 경남 통영시가 거북선을 내세워 한산대첩을 세계화하고 있다.
더욱이 기존 사단법인 한산대첩기념제전위원회를 해체하고 위상을 높이기 위해 한산대첩기념사업회를 창립한다는 것이다.

기념사업회에 국내 저명인사는 물론 해외 저명인사들까지 끌어들여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참여자들은 이수성 전 국무총리, 이일규 전 대법원장, 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 김명주 국회의원, 김동욱 전 국회의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미경제연구소 관계자 등이며 사무실도 통영을 비롯해 서울, 미국 등에 잇따라 개설 할 계획이다.

또 재단으로 승격된 만큼 지역단위 한산대첩 축제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행사와 관광상품이 될수 있도록 전문기관에 의뢰해 축제 프로그램을 대폭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반해 우리의 진남제보존회와 여수시의 어른신들은 무엇을 했단 말인가. 이러고도 존경받는 지도자랍시고 명함을 돌릴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지난 2002년 세계박람회가 확정됐더라도 이를 감당했을지 의문이 간다. 그 이유로 세계박람회는 문화박람회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그 문화유산의 가치가 높은 거북선과 임란유물도 보존하지 못한 시가 아닌가. 고작 했다는 것이 선진국 사례 운운하며 해외 나들이 한 것뿐이라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결국 여수호는 나침반도 없이 대충 눈가름으로 항해를 한 셈이다.
이 같은 소경 행정을 지켜보면 기종야곡 문수불록(旣終夜哭 問誰不祿)의 고사성어를 떠올리게 하고도 남는다. 이 말의 속뜻은 ‘밤새도록 통곡하고도 어느 마누라 초상인지 모른다’는 뜻이다.

여수시는 선조들의 문화유산과 천혜의 자연조건을 두루 갖춘 그야말로 손색이 없는 도시이다.

그러나 못난 후손들만 가득한 덕으로 유형무형의 유물은 방치 훼손되고 있으니 기가막힐 노릇 아닌가.

문화유산이 부족한 인근도시들은 오히려 화려한 발전을 꾀하고 있다.
그대표적인 사례로 함평은 허허벌판에 나비공원을 만들어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드는 명소를 만들었다.

순천도 임경업장군의 유물인 있는 낙안읍성을 복원해 전남최고의 관광지를 만들지 않았는가.

우리는 그동안 거북선도 빼앗기고... 해양도시 명성도 빼앗기고... 오로지 입으로만 외쳐왔다.

이제 지도자들은 그토록 자랑스러운 입심이라도 빼앗기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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