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이 경쟁력이다”
“친환경농산물이 경쟁력이다”
  • 강성훈 기자
  • 승인 2005.02.17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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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희망여수를 말한다 2] 친환경농업연구회
   
▲ 친환경농법을 접목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정병두씨(58).
“작년부터 친환경 농업한다고 시도했다가 되레 손해만 봐 부렀소. 하지만 어쩌겄소. 그 길이 요새처럼 어려운 농촌현실에서 새로운 대안임에는 확실한디.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고 하다보믄 길이 있을 것이라 확신하제” 지난해부터 친환경농법을 접목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율촌면 산수마을의 정병두씨(58).

5천평 규모의 시설원예를 가꾸고 있는 정씨는 친환경농업이 농업경쟁력의 새로운 대안임을 확신하고 지난해 처음으로 자신의 오이재배 시설에 도입했다.

15년간 농약을 사용해 농사를 지어온 정씨의 친환경농업경영 1년은 애초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정씨는 지난해 처음으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쌀겨 등을 이용한 여러가지 친환경농법을 시도했다.

하지만 영양제 공급 등에는 일부분 성공을 거뒀지만 농작물을 해치는 주요 원인이 되는 해충을 잡는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수확이 줄어든 것은 당연하고 친환경에 대한 인증이 이뤄지지 않은 터라 제값을 받는 것 또한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친환경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자료를 찾아보면서 새로운 대안농법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막상 접하니 말처럼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는 정씨.
“괜히 시작했나 후회도 잠시 했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는 정씨는 올해 우선 새 농법에 적응이 쉽고 친환경농법 적용에 성공을 거둔 토마토에만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하우스시설에서 오이와 토마토를 재배해 온 정씨가 친환경농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2년전 여수시 친환경농업연구회에 가입하면서다. 친환경농업 실천을 다짐하고 전문기술 습득을 위한 농민들의 연구모임체인 여수시 친환경농업연구회은 지난 2002년 12월 47명의 회원들이 참여해 창립했다.

현재는 여수지역 주요 농업경작지인 소라, 율촌, 화양, 돌산 등을 중심으로 43개 농가에서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구회 중심 돌산, 율촌 등지서 43개 가구 참여

2004년 1.5% 규모…2009년까지 30%로 확대

연구회는 매분기별로 친환경농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전문가 초빙, 친환경 우수 실천농가의 사례 발표, 회원간 정보교환 등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사업에 대한 비용 절감을 위해 목초액, 쌀겨 등 친환경자재 공동 구매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1회 돌산갓김치축제에 친환경농업관을 운영해 회원들이 직접 만들어 쓰는 친환경농자재와 농산물을 전시하여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또한 올해는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6ha에 이르는 면적에 시설오이·토마토 무농약재배 시범단지를 추진할 계획으로 우리지역 친환경농업육성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친환경농업연구회를 중심으로 시작된 여수지역의 친환경농업은 지난 2002년 벼농사에 처음 도입돼 일정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시설원예 등 다른 농산물 재배에서는 아직 시행단계에 있다.

친환경농법을 처음 도입했던 벼농사의 경우 오리농법, 우렁이농법, 쌀겨농법 등 시범사업을 추진해 지난해에는 15ha의 논에서 쌀겨농법으로 무농약 쌀 68톤을 생산, 1억7천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는 일반 재배 농가대비 150%에 이르는 소득으로 친환경농업의 경쟁력을 확인시켜 주었다.

지난해부터는 시설원예 농가에서 적극 참여하면서 지역의 친환경농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DDA(WTO의 제4차 다자간무역협상), FTA(자유무역협정, 칠레?싱가포르)체결로 농업의 미래가 불투명한 시점에서 지역농가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친환경농법.

여수시는 농민들의 요구에 발맞춰 친환경농업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친환경농산물의 재배면적 확대, 인증제 도입 등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2004년 1.5%이던 친환경농산물을 2009년에는 30%로 확대하고 연차별 화학비료 및 농약사용량을 매년 5%이상 감축하여 2009년에는 30%이상 감축할 예정이며 품목별 친환경농산물의 생산을 매년 확대, 단지화하여 환경친화적인 농촌을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첫술에 배부른 것 있겄소? 친환경이 시민들 건강 생각하고 수입농산물의 거센 파고 앞에 직면한 농촌현실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효자 노릇 해줄 것이라 믿응께 다시 시작해야제. 올해는 제대로 싸워볼 요량이요”라며 하우스로 향하는 정씨의 발걸음에서 새로운 기대치가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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