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굴뚝없는’ 공장을 세워야 할 때
이제 ‘굴뚝없는’ 공장을 세워야 할 때
  • 남해안신문
  • 승인 2005.02.0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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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문화관광] 이덕순 한영대학 관광과 교수
   
지난 해 여수시 인구통계를 보면 우울해 진다. 2004년 12월 말 현재 여수시 인구는 30만5,312명으로 2003년의 31만350명에서 약 5천명 이상이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인구감소는 크게 출산인구가 줄고 사망인구가 늘어서 일어나는 자연적인 현상도 있지만, 지역의 인구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여 생기는 인구의 역외 유출로 인한 경우가 있다. 지역적 차원에서 심각한 것은 후자의 문제다.

한 지역의 인구가 감소하는 경우 지역이 발전하는데도 괜히 다른 곳으로 이주 하지는 않는다. 인구가 감소하면 가게나 상인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갖게 되고 노동의 현장에서는 노동력 부족현상이 일어난다. 또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지역의 대부분은 시장경제의 어려움, 교육수준의 낙후, 여가나 문화적인 생활의 빈곤 문제가 동반된다.

우리나라에서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의 대부분 지자체들이 비슷한 상황에 있고, 그 가운데 전라남도는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여져 있다. 그런데 지난해 전남에서 가장 인구수가 감소한 지역이 바로 여수시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지역의 인구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방법은 다방면에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관광분야’에서 대안을 제시해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역관광개발에 지역주민참여를 강화시켜보자는 것이다. 즉, 지역의 문제나 지역의 특성은 해당 지역민이 가장 잘 알고 있기에 지역관광개발에 해당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활성화시켜 지역민 스스로 희망을 갖고 현재의 관광사업도 계속하고 싶어 하면서 정주하고 싶다는 의지를 갖게 하자는 것이다.

지난 해 말 향일암, 오동도, 만성리 해수욕장, 거문도 등 여수시 대표적 관광지를 중심으로 그 주변 12개(면)동 주민 101명이 1박2일로 친절 Work-Shop을 가졌다.

해양관광도시를 지향하는 여수시의 관광활성화를 위하여 관광지 주변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숙박 및 요식업을 주로 하는 주민들의 친절한 마음과 자세를 갖추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여기서 주민들은 설문을 통한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하였는데, 인구유출과 관련된 사항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민들은 현 거주지에서 평균 26년 5개월을 거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적게는 2년 거주자가 있었고, 가장 오랜 거주자는 60년이나 되었으며 50년 이상 거주한 사람들도 12명(12.2%)이나 되었다.

주민들이 현재의 거주지가 고향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현 거주지에서의 계속거주를 희망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78.6%(77명)만이 계속거주 하겠다는 응답을 하고 있었고, 21.4%(21명)는 떠나고 싶다는 이주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주 희망의사를 가진 사람들 가운데 14%정도는 기회만 있으면 떠나고 싶어 하는 반면 4%정도는 무조건 떠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응답하고 있었다.

여수지역의 역외 인구유출문제에 관련하여 보면, 주민의 약 20%정도가 유출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떠나려는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들을 정주하게 할 수 있을까.

먼저, 현재 운영중인 관광사업과 연관시켜 생각해 보았다. 참석주민들이 현재 운영중인 관광사업의 종류는 숙박업(22.4%), 횟집(20.4%), 식당(20.4%)을 중심으로 10여종이었으며, 이들의 현재사업 계속운영의사를 물어본 결과 약 61%(60명)가 긍정적인 응답을 하고 있었고 나머지 약 39%는 부정적인 응답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앞서의 계속거주 희망의사와 사업의 계속여부의사 사이에는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두 항목을 가지고 카이제곱검정을 해 본 결과 유의수준 1%(p=0.000)에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업을 계속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의 95%(57명)가 계속 거주하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업을 변경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50%(10명)가 계속 거주하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

주민이 지역관광 주체 … 과감한 행정지원만이 대안

해석을 해 보면 현재운영중인 사업을 계속하고 싶거나, 사업을 변경해서라도 계속할 의사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관광지 주변 지역에서 이주하고 싶어 하는 이유의 하나가 현재 운영중인 관광사업이 기대만큼 성공적이지 못하면 이주의사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지역관광개발과 관련된 주민참여 현황을 연관해 생각해 보았다. 지역관광개발의 성패에 가장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 중의 하나가 지역주민이기 때문이다.

현재 지역의 관광개발과 관련하여 약 46%의 사람들이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관광개발에 지역주민 의견이 반영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하고 있었고, 여수시의 관광행정에 대하여는 약 65%의 사람들이 약간 알고 있는 정도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왜 지역관광개발에 지역주민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고, 또한 왜 자신들의 사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시의 관광행정에 대하여 잘 모르고 있는가에 대하여 의견을 물었다.

관광지 주변 주민들의 요구가 관광행정에 잘 반영되고 있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약 46%의 사람들이 주민참여제도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였으며, 시 관광행정에 대하여 잘 모르고 있는 것은, 여수시의 관광지 주민들에 대한 주민홍보가 미흡해서(30%)라고 응답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왜 주민들이 행정관청에서 하는 일을 알아야 하는가에 대하여 물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지역개발에 주민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와 행정의 업무조정을 위해서라는 부분에 같은 비율로 대답했고, 다음으로는 민주행정구현을 위해서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한편 관광지 주변 주민들 입장에서 지역관광개발이 성공하기 위해는 필요한 사항들을 무엇이라고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의견을 물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지역특성에 맞는 관광개발계획이라고 대답하였고, 다음은 주민의 의견수렴 및 반영, 그리고 세 번째로 관광지 주민의 친절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응답하고 있었다.

지역관광개발에 주민참여가 필요한 이유는 지역특성을 지역민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라고 응답하고 있었다. 58%의 사람들은 지역 관광개발이 이루어지면 지역주민들의 여가활동에 도움이 될 것으로 응답하고 있었다.

이제 관광수요는 위락시설이나 경관감상에서 벗어나 지역의 문화와 체험의 수요로 변해가고 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지역민들이고 그 문화를 고스란히 체험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지역민들이다.

또한 지역의 발전에 이해관계가 가장 깊은 사람들 또한 해당 지역민들이다. 이들이 빠진 상태에서 또는 이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에서 관광개발계획이 수립되거나 관광개발이 이루어진다면 그 지역의 관광개발이 성공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역에서의 문제 또한 지역민이 제일 먼저 알고, 제일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해결 방법도 지역민이 제일 잘 제시 할 수 있다고 본다.

예외도 있겠지만, 발생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노력해야 하거나 행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함께 할 시·공간과 방법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주민참여제도 및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관광산업 육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WTO(세계무역기구)에 의한 제약 등을 받지 않고 부가가치가 큰 무공해 산업인 이유로 21세기를 선도해 가는 산업으로 각광받는다.

국내에서도 전국의 지자체들 또한 앞 다투어 관광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관광개발에 성공했다는 지역을 찾기란 그다지 쉽지 않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필자는 지역민이 중심이 되지 못한 점을 든다.

지역관광개발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지역민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지역민이 중심에 서기 위해서 지역관광개발에 지역주민 참여가 가능하도록 제도와 프로그램을 구축하여야 한다.

그렇게 되었을 때 지역관광개발은 성공할 것이고 그곳에서 관광사업을 하는 지역민들은 역외 이주를 고려하지 않고 지역에 정주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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