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서부권에 관광도시인가
왜 하필 서부권에 관광도시인가
  • 서선택 기자
  • 승인 2005.01.19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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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편지] 서선택 <편집위원장>
새해 들어 언론에서는 참여정부가 내놓은 각종 프로젝트, 개발계획으로 도배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기업도시, 문화도시, 관광특구 개발계획을 내놓아 금방이라도 전 국토가 달라질 것 같다.

더욱이 개발계획마다 어마어마할 정도여서 외국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최근 서남해안권 관광레저 도시 및 기업도시 건설계획이 발표됐다. 개발계획을 살펴보면 기존의 J프로젝트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계획이다.

국내 최초의 기업도시로 300만~500만 평 규모의 문화, 관광, 레저·스포츠 등 기능을 갖춘 다기능 관광레저도시로 건설한다는 것이다.
사업착수도 이르면 5월경으로 잡고 있다. 전남도가 참여한 레저도시추진기획단도 발족한다고 한다.

개발계획에 포함된 부지만도 3500만평 규모이고 보면 도청이전 지역인 전남서부권의 발전은 시간문제인 듯 싶다.

그러나 전남동부권과 여수시민들의 반응은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한마디로 정부의 개발정책에 불만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국토균형발전 차원의 지방선거를 의식한 사전포석용 정책일 것이라는 평가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특히 월드엑스포 유치를 국가계획으로 발표한지 불과 1달 여만에 나온 계획이라는 점에서 납득할 수 없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세계박람회와 도청이전 빅딜에 대한 피해의식이 잠재된데서 비롯된 '또 물먹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 첫 번째 이유로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는 경남 서부권과 고흥반도를 아우르는 레저도시가 유치돼도 어려울 판에 하필 서부권에 레저도시 개발이냐는 것이다.

월드엑스포를 위해서는 각종 레저시설과 외국인 문화 스포츠 시설이 필수적인데 서부권으로 몰려가면 그 결과는 뻔할 것 아닌가.

두 번째로 남해안 관광개발 축으로 지정된 여수와 접근성이 떨어진 해남·영암을 선택했느냐는 의문이다.

여수지역은 월드엑스포 유치지역이면서 남해안 관광개발 프로젝트 계획의 중심축으로 지정된 마당에 접근성이 떨어진 서부권을 레저도시로 개발한다면 중복투자와 분산효과를 가져온다는 분석이다.

세 번째로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각종 SOC사업 투자비용이 분산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월드엑스포 유치준비 등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다.

과거 등록박람회를 유치한다는 계획을 내놓고도 SOC사업을 하지 않았는데 서부권개발로 투자가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만약 투자가 이뤄진다면 정부재원을 모두 호남지역에 쏟아 붓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여수와 경남서부권을 중심으로 한 월드엑스포 계획의 중요한 SOC사업중 하나인 남해대교 건설과 고흥 반도를 연결할 연육연도교 건설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네 번째로 순천지역에 유치하기로 한 외국인 전용 기업도시 등에 많은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계획대로 전남지역에 2개의 기업도시가 유치됐을 때 정치적인 부담도 뒤따른다는 계산을 해볼 수 있다.

다섯 번째로 월드엑스포와 남해안 관광개발에 따른 외국인 투자가 분산될 우려 등 중앙정부의 각 기관의 역량이 분산된다는 것이다.

여섯째로 경남서부권과 전남동부권의 해안은 리아스식으로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반면 무안·해남은 입지조건이 뒤떨어진다는 점에서 개발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여수시민들은 참여정부와 전남도가 거대한 프로젝트를 내놓은 배경에 의아스런 입장이다.

물론 민자유치의 형태로 개발된다고 하지만 월드엑스포를 준비하는 여수시민들의 입장은 냉소적일 수 밖에 없다.

지난 등록박람회 실패이후 피해의식에 젖어 있는 시민들의 입장을 가만한다면 정부차원의 설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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